최근에는 용마랜드만이 갖고 있는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아이유, 블랙핑크, 백지영 등 K팝 스타들이 뮤직비디오와 앨범재킷 등을 촬영하기 위해 이곳을 찾기도 한다. 용마랜드의 현준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Q. 사람들이 폐놀이공원인 용마랜드를 찾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2012년 말 아이유가 화보사진을 찍었고 이어서 백지영 씨의 뮤직비디오를 여기서 촬영했어요.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화보사진, 광고사진 등 연예인들이 나오는 촬영들이 이어지니까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고 대만, 홍콩, 일본에서는 용마랜드 관광안내서까지 발행해 이용하고 있어요. BTS나 블랙핑크, 트와이스, 엑소 등 요즘 인기 있는 연예인들의 흔적이 자연스러운 홍보가 되니까 알아서 찾아오는 거죠.
Q. 초창기 용마랜드는 어땠나요?
A. 83년도에 개장을 해서 10년 동안 다른 사람이 운영을 했어요. 그러다가 그 사람들이 힘들다고 해서 나가고 95년도쯤부터 제가 운영을 맡았어요. 같은 해 용마랜드 바로 아래 스포츠센터까지 변경허가가 났는데 스포츠센터를 준공하지 못했어요. 그렇게 영업허가를 못 받으면서 정식으로 개장을 못했죠. 아예 시작을 못한 셈이죠.
Q. 만약 대표님 개인이 놀이공원을 다시 만든다면 어떠한 놀이공원으로 만들고 싶으신가요?
A.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한류테마파크를 만들고 싶어요. 유명 연예인들이 이렇게 많이 왔다간 곳도 드물기 때문에 그 가치를 살려내려고 하는 거예요.
A. 여기에 한류테마파크를 만든다고 하면 그때는 동력을 사용해서 놀이기구들이 다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거예요. 놀이공원은 아니지만 촬영을 할 때는 놀이기구들이 움직이게 할 수 있어요. 다만 놀이공원처럼 운영할 생각은 없어요. 놀이공원처럼 하면 현재 축적된 한류의 가치와 촬영장으로서의 본질이 달라지잖아요. 관광객들이 놀이기구 타러 여기까지 올 이유는 없죠. 그러면 이곳의 가치도 없어지고요.
Q. 대표님께서 원래 만들고 싶었던 놀이공원은 어떠한 이미지였나요?
A. 과거에는 놀이공원으로 운영해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는데 세월이 20년 넘게 흘렀잖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된 것들이 있고 축적된 것들이 다르고요. 놀이공원이었다고 하면 연예인들이 안 왔겠죠. 그런데 지금의 상태로 있으니까 연예인들이 촬영장으로 이용을 하고 그 가치가 증명이 됐죠. 5~10년 전만 해도 연예인들이 왔다 갔다고 해도 가치가 높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한류 열풍이 더욱 뜨거워지면서 전보다 훨씬 더 나아졌죠.
A. 그 전에도 우리나라에 놀이공원이 만들어지는 일들을 했어요. 지금 이 서재에 있는 것들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놀이기구의 팸플릿이에요. 30년 이상 된 것들도 많아요.
Q. 허가되지 않은 놀이공원을 한다고 했을 때 가족이나 주변에 반대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A. 반대를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빨리 한류테마파크를 만들어서 문을 여는 게 좋죠. 그래야 유동인구도 많아져서 주변 상권이 발전하잖아요. 지금도 허가는 받지 않았지만 외국인들이나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니까 주변에 우림시장이나 근처 먹거리들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활성화되기를 바라죠.
A. 제가 1982년부터 놀이기구시설업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놀이공원을 하기에는 면적이 좁았어요. 미래에는 영상 시설들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 가상현실 관련 시설들을 많이 도입했죠. 지금도 정식으로 운영을 하면 최첨단 공원이 되는 거예요. 근데 지금은 그 기계들을 쓰지 못하니까 아주 고가의 시설들이 촬영소품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그래서 손해도 막심했죠. 투자해놓고 돈을 못 벌면 손해가 발생하는 건 당연한 거고 그걸 책임져 줄 사람이 없으니까, 그냥 안고 가는 거죠.
A. 계속 운영이 됐다면 독특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서울에 놀이공원이 어린이대공원도 있고 롯데월드와 서울랜드도 있고 드림랜드도 있었잖아요. 그런 곳들과는 차별화해서 영상테마파크처럼 특화할 생각이었죠.
Q. 사진도 직접 찍어주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진 실력이 늘었나요?
A. 사진 찍는 노하우 같은 경우 전문적으로 하면 복잡하지만 저 같은 경우 휴대폰만 가지고 구도에 충실하게 찍어요. 둘이 왔는데 삼각대 놓고 찍는 것보다는 사람이 찍어주면 더 예쁠 수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조금씩 도움을 주는 거죠.
Q. 가장 기억에 남는 방문객들이 있었나요?
A. 뒷산이 망우산인데 망우의 의미가 잊을 망(忘)에 근심 우(憂)를 써서 근심을 내려놓는 곳이라는 뜻이에요. 그 전설을 갖고 있는 산이고요. 그래서 그 의미를 얘기해주고, 사람들이 웨딩사진을 찍으러 오거나 친구들과 놀러 오면 ‘서로 불만 있는 거 다 털고 지금부터 행복과 사랑을 담아서 사진을 찍으세요’라고 해요.
한번은 일본 친구들이 왔었어요. 나는 그 사람의 관계를 모르고 사진을 찍어줬어요. 그런데 그 다음에 또 일본인이 왔어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예전에 친구로서 관광을 왔는데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키스를 하라고 했대요. 그러면서 사귀기 시작해서 웨딩 사진을 찍으러 다시 왔다는 거예요. 다음에 아기를 낳으면 데리고 오겠다고 한 적도 있어요. 그리고 사진 찍으면서 그냥 의미 없이 찍지 말고 사진에 추억을 담아서 찍으라고 하면 충실하게 열심히 찍는 사람들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찍은 걸 보면서 “이 사람들은 이렇게 재밌게 찍었네” 하면서 볼 수 있잖아요. 그걸 통해서 영감도 얻을 수 있고 나름대로 그것들이 기억에 남는 거죠.
Q.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A. 사회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최고의 테마파크를 만들고 싶었어요. 젊은 시절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드 같은 세계적인 공원에 견학을 많이 다녔었어요. 그런 걸 보면서 ‘이런 곳보다 더 멋있는 공원을 만들어야지’라고 내 나름대로 생각했던 공원들이 있는데 실현을 못했죠. 지금 상태에서는 이것만이라도 완성해서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재원이 생기면 꿈꿔왔던 테마파크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여기도 한류 테마파크가 만들어지면 이 상태 그대로 두면서 안 쓰는 땅, 구석진 땅에 모험적인 체험을 할 수 있고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시설 및 연출들이 가능해질 겁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느낄 수 있던 체험시설들을 부분부분 확장시켜 나가려고요.
A. 이 환경 자체죠. 어린 꼬맹이들과 사진 찍으러 오는 가족들도 많아요. 여기서는 프로필 사진도 찍지, 웨딩사진도 찍지, 생일파티도 하지, 프로포즈와 야외 결혼식도 하지, 못하는 게 없어요. 특정하게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생각해서 '이거 해봤으면 좋겠다' 하면 그냥 하면 되는 거예요. 일반 놀이공원에서는 못하는 것들을 하는 거죠.
Q. 이곳에서 사람들이 한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게 있나요?
A. 다들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죠. 인생샷 찍으러 왔으면 인생샷 찍고 가는 거고, 영화에 한 장면처럼 프로포즈를 하고 싶으면 그러는 거죠.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하는 거예요. 여기에 오면 싸우는 사람이 없어요, 간혹 분위기가 이상하면 화해시켜 주고, 세 사람이 왔는데 한 사람이 사진 찍기 싫다고 하면 내가 가서 ‘멋있고 예쁘네’하면서 사진 찍으라고 하죠.
Q. 어렸을 적 놀이공원에서의 추억이 있나요?
A. 내가 어릴 때는 놀이공원이라고 해봐야 창경원(현 창경궁)의 시설과 어린이대공원의 시설이 있었는데, 제가 시골에 살았었기 때문에 놀이공원 자체를 이용하면서의 즐거움은 없어요. 성인이 되고 나서는 타는 것보다 만들어지는 것에 치중을 했고요.
Q. 마지막으로 어린 시절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수많은 어른이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혼란스럽고 어렵다는 건 본인 스스로가 정리가 안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어려워도 지금 현재 상황이 뭔지 파악하고 정리하면 당장 할 일과 실현 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을 거예요. 속담에 ‘호랑이한테 물려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돈도 없고 일도 없는 상황이라도 내 능력이 뭔지 파악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포기할 건 포기하면 미래를 향한 첫걸음을 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