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500억 쏟아부은 ‘융자형 임대주택’...국토부 관리감독은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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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김재환 기자
입력 2020-09-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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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택 준 5000가구 중 61% 임대차계약 신고도 안해

  • 관리·감독 주체 국토부 “몰랐다…관련 법 개정할 것”

[사진=픽사베이 제공]

정부가 2500억원가량의 혈세를 투입해 민간 임대인을 지원해 왔지만, 임대인이 세금 지원을 받는 대신 이행해야 할 의무에 대해서는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융자형 임대주택' 제도에 따라 지난해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은 임대인은 5014가구이며, 이 중 임대차계약을 신고하지 않은 건수는 3104가구(61%)에 달한다.

융자형 임대주택 제도는 정부가 연 1.5%의 저리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하는 대신, 임대인은 주변 시세보다 최대 15%가량 저렴하게 임대료를 책정하도록 설계됐다.

공적임대주택을 늘려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재작년 신설됐으며, 지난해 투입된 예산만 2500억원에 달한다.

국토부는 임대인이 임대료 감면 등 계약의무를 준수했는지 모니터링하고 미 이행 시 기금융자 회수 등을 조치해야 하지만, 계약신고 건수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제껏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당수 융자형 임대주택이 공실로 방치돼 있는지, 임대료 감면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지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최근 관련 문제가 지적되자, 민간임대사업자를 전수조사한 후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등 관련법에 따라 처벌하고 해당 법 자체를 정비할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민간임대주택 법령을 고치는 방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검토 중"이라며 "의무 미이행 시 페널티를 강화하는 쪽이 현실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융자형 임대주택 혜택을 받고 임대료를 감면하지 않은 경우 한 채당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이런 처벌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연 5% 임대료 증액 제한 조항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본래 관리 주체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 돼 있는데, 실무 격인 지자체에 따라 관리가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정부의 관리 권한을 강화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사진 = 한국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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