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시세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주상복합은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그동안 시세가 많이 오르지 못했는데 최근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굳어지면서 재평가되고 있다. 강남, 성수, 목동 등 고급 주상복합부터 주변 아파트 단지와 갭 메우가 본격화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주상복합 타워팰리스 1~3차는 지난달 거래에서 모두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타워팰리스 1차 전용면적 84.16㎡는 지난 7월 22억원(33층)에 거래돼 직전 거래보다 3억5000만원 올랐다. 같은 달 타워팰리스 3차 전용 235㎡도 54억2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거래(2006년, 43억2000만원)보다 11억원이 넘게 뛰었다.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도 주상복합 잠룡으로 평가된다. 전용 174㎡가 지난 6월 22억원에 거래된 뒤 지난 7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한달 만에 5억원 이상 뛰었다. 아크로비스타는 과거 삼풍백화점 자리에 들어선 주상복합으로, 인근에 있는 반포래미안아이파크(전용 151㎡·35억4000만원), 반포리체(전용 138㎡·30억원) 아파트 등보다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많다.
부동산 업계에선 주상복합이 아파트와 '갭 메우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강해지는데, 그 자리를 학군·부촌 이미지·교통 등 입지가 우수한 주상복합이 채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주상복합의 장점인 대형, 생활편리성, 역세권 등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상복합은 직주근접성 등 교통이 뛰어나고, 특히 최근 지어진 단지들은 초기 주상복합의 단점으로 거론된 환기, 통풍, 평면구조 등이 개선된 경우가 많다"면서 "다만 주상복합은 중대형으로 구성돼 1~2인 가구 등 인구변화 쇼크에 취약하고, 노후화됐을 경우 재건축이 쉽지 않아 장·단점을 잘 따져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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