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떼고 화물 싣는다"…대한항공, 개조 여객기 첫 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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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9-0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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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객기 2대를 화물 수송 가능한 항공기로 개조

  • 좌석 위치한 곳에 10.8t 추가 적재…수익성 확보

대한항공이 여객기의 좌석을 떼고 화물을 실은 항공기를 본격 투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여객 수요가 대폭 감소한 가운데, 화물 수송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부 외국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수송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화물 수송을 위해 개조 작업을 완료한 보잉777-300ER 기종을 처음으로 화물 노선에 투입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8일 밤 10시 인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화물 전용 항공기(KE9037편)는 현지시간으로 같은날 밤 10시 미국 콜럼버스 리켄베커 공항에 도착한다.

목적지인 콜럼버스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도시다. 특히 미국 내 의류기업과 유통기업의 물류센터가 집중돼있는 새로운 화물 거점으로, 여러 글로벌 항공사들이 항공화물 수요 확보를 위해 각축을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은 향후 동남아시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의류 등의 화물 수요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화물 전용 항공편 투입을 위해 코로나19로 멈춰선 여객기 중 2대를 화물 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변모시켰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국토교통부에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다. 국토부도 제작사인 보잉의 사전 기술검토 및 항공안전감독관의 적합성·안전성 검사를 거쳐 지난 1일 개조작업을 승인한 바 있다.

보잉777-300ER 여객기의 경우 항공기 하단(Lower Deck)의 화물적재 공간에 약 22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승객들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의 객실좌석(프레스티지 42석, 이코노미 227석)을 제거해 약 10.8t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게 됐다.

여객기에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하는 개조 작업은 상당한 수준의 기술적 검토와 역량을 필요로 한다. 단순히 좌석을 장탈하는 것만이 아닌, 복잡한 기내 전기배선도 제거 작업도 필요하고 화물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할 수 있도록 바닥에 규격화된 잠금장치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운휴 중인 보잉777-300, 보잉787-9, A330-300 등 여객기의 벨리(Belly·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을 적극 활용해 항공 화물시장 수요에 대응해왔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승객없이 화물만 수송한 여객기 운항 횟수는 월평균 420회, 월평균 수송량은 1만2000여t에 달한다.

지난 6월부터는 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을 설치, 화물을 수송해 화물 공급도 늘리고 공항 주기료도 줄였다. 그 결과 2분기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사상 최악의 적자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십년간 쌓아온 화물사업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오고 있다"고 말했다.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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