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각국에서 예상하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출시 시기는 언제일까.
코로나19 시발점인 중국 내 제약사들은 올해 연말을 목표로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 국유 제약회사 시노팜은 연말 출시를 계획하고 현재 연구소가 개발한 2종의 불활성화 코로나19 백신은 아랍에미리트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국 광명일보에 따르면 시노팜 서기 겸 회장인 류징전은 "해외 3상 임상시험이 끝나면 출시를 위한 심사와 허가 단계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면 올해 12월 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노팜, 시노백과 함께 중국 백신 개발 3대 선두 업체로 꼽히는 캉시눠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백신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되면 올해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나내셔널바이오텍그룹(CNBG)도 올해 말 출시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CNBG 측은 중국 내에서 충분한 코로나19 샘플을 구하지 못해 페루, 모로코 등 국가에서 백신 3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이며, 이르면 10월에도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모더나 등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접종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백신의 안정성이 확인될 때까지 정부 승인을 받지 않겠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11월 1일까지 주정부에 백신 보급을 사전 준비해달라는 요청서를 보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식품의약품은 직접 나서 선을 그었지만, 백악관이 제약사에 조기 출시를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역시 10월 출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상상은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1월이나 12월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10월 생산설에 대해서는 어림짐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미국 못지않게 백신 출시에 목을 매는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첫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강조하며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소재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두 번째 백신을 개발 중"이라며 이 백신을 9월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손잡고 백신 개발 중인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12월까지 최종 단계인 임상2상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내년 상반기에 백신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와 손잡고 백신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엔테크 측은 10월 중순 또는 11월 초쯤 백신이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준비가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몬세프 슬라위 '초고속작전' 팀 최고 책임자는 "불가능하지 않지만 극단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한국은 코로나19 치료제를 생산공정 검증하기 위해 이달 중 대량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2상과 3상을 심사 중이라는 해당 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 자체를 이용하는 약물이다. 정부는 내년 개발을 목표로 올 하반기 임상시험을 추진해왔다.
부작용으로 백신 출시에 제동이 걸린 제약사도 있다.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백신 개발 중인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나타나 연구가 중단됐다. 영국인 임상시험 참가자 중 한 명에게서 심각한 백신 부작용이 나타난 것. 뉴욕타임스(NYT)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환자의 부작용은 횡단척수염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부작용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각국이 백신 출시 속도에만 목을 매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임상3상이 끝나기도 전에 백신을 긴급 사용하자 수석과학자 수미야 스와미나탄은 "모든 나라엔 임상시험을 전부 끝내지 않고 약물을 승인할 권한이 있긴 하지만 가볍게 할 문제는 아니다. 백신 승인 여부는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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