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發 콘텐츠 전쟁] ② 높아진 콘텐츠 몸값...유치 경쟁에 역풍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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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9-1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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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글로벌 방송업계가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기존 방송업계도 과감하게 콘텐츠 지출을 늘리고 넷플릭스처럼 콘텐츠 전체 권리를 확보해 콘텐츠 차별화에 나선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콘텐츠 수급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사업자 간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에 따르면 최근 NBC 유니버설, 워너 미디어, 바이아컴CBS, 디즈니 등 미국 방송업계가 스트리밍 서비스 강화를 위해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업계가 기존보다 훨씬 많은 콘텐츠 비용을 지출하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디즈니 산하 케이블TV 방송사인 FX네트웍스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방영된 오리지널 TV 시리즈는 총 532개로, 이는 전년 대비 7%가 늘어난 수치다. 이 수치는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국내외 방송업계 관행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한 뒤 이를 자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선공개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미디어 소비의 주축이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한 상황에서 넷플릭스에 맞서 자사 OTT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려면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로 눈길을 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워너 미디어는 신규 에피소드를 HBO 맥스에서 먼저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OTT인 웨이브가 투자하고 한국영화감독조합(DGK), MBC가 기획한 영화·드라마 크로스오버 프로젝트인 'SF8'도 역시 TV방영에 앞서 웨이브에서 독점 선공개했다.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의 독점 수급계약을 맺는 방식에는 위험이 따른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제작비를 지급해 콘텐츠 권리 전체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단기간 극장 상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영화와 달리 OTT는 구독료 모델이기 때문에 제작비를 회수하는데만 수년이 걸린다. 제작비를 모두 회수하기 전 또 다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게 되므로 현금 유동성은 계속 악화하게 된다.

지난해 넷플릭스 매출은 201억5600만달러(23조9300억원), 영업이익은 18억6700만달러(2조2170억원)였다. 반면 현금흐름은 –31억 4000만달러(3조7287억원)에 그쳤다.

향후 콘텐츠 경쟁의 성패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에 나선 방송 사업자들이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확보함과 동시에 현금 흐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디즈니의 경우 OTT 디즈니플러스 등 다이렉트 투 컨슈머 사업부문의 2분기 영업적자는 8억1200만달러(9642억5000만원)로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KCA는 "최고 수준의 제작자와 프로듀서를 포섭해 최적의 콘텐츠 제작환경을 조성해주고 이를 독점적으로 수급할 수 있을지가 스트리밍 대전의 향방을 판가름할 주요 변수"라며 "유료 TV 진영이 장기간에 걸친 현금흐름 악화를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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