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약 두 달간 이어졌던 강세장이 서서히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거래대금 위축, 외국인 이탈, 소비주 인기 시들, 기술주 거품 붕괴 등 조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9일 중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1.85% 하락한 것을 비롯해 기술주 중심의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 지수 낙폭은 각각 3.25%, 4.8%에 달했다.
상하이·선전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는 앞서 7월 13일 4852.96 고점을 찍은 이후 약 두 달만에 약 5.5%까지 하락했다.
거래대금도 쪼그라들었다. 7월 10일 1조6000억 위안을 돌파하며 5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던 상하이·선전 증시 거래대금은 9월 현재 하루 평균 9080억 위안에 불과하다. 두달 전 평균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줄었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외국인 자금도 이달 들어 9일까지 7거래일간 하루 빼고 모두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 자금은 투자 심리를 판단하고 증시 앞날을 예측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거래대금 위축 속 유독 창업판(創業板, 차이넥스트)만 거래가 '활기'를 띠는 것도 수상하다. 사실 창업판 지수는 올 들어서 7월 13일까지 40% 넘게 급등하며 전 세계 주요국 지수 상승폭을 뛰어넘었지만 최근 두 달새 상승분의 약 3분의 1을 까먹은 상태다. 9일 하루에만 4.8% 떨어지며 약 6주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창업판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달 24일부터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약 2주새 거래대금이 갑절로 늘었다. 이날부터 창업판에서 주가 상하한폭 규제를 기존의 10%에서 20%로 완화하고, 특히 상장 첫 5거래일간 주가 상하한폭 규제를 아예 없앴는데, 단기간내 주가 차익을 챙기려는 투기꾼들이 몰리면서다. 저평가·저우량주에 자금이 몰리며 거래대금이 폭증하며 일부 '깡통주' 주가를 띄웠다.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했던 톈산바이오(天山生物) 주가가 12거래일간 6배 가까이 급등하는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난 게 대표적인 예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까지 나서서 이례적으로 창업판의 투기행위에 경고음을 냈을 정도다.
올 들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했던 소비·제약 업종에서도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CSI300 필수 소비재 지수'는 지난 9일까지 5거래일간 8.8% 하락했다. 반년새 최대 낙폭이다.
아울러 홍콩 증시와와 비교해도 중국 본토주식은 더 거품이 꼈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 본토증시와 홍콩증시에 이중 상장된 AH주를 살펴보자. 이들의 주가 차이를 측정하는 항셍 AH 프리미엄지수를 보면 A주(본토주식)가 H주(홍콩주식)보다 평균 42% 더 높게 거래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원래는 같은 회사라도 A주에 상장한 주식의 주가가 H주보다 비싸긴 하지만, 주가가 40% 넘게 차이가 난 건 지난 2015년 6월 폭등장 때나 나타났던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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