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강세장 끝났나…수상한 신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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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9-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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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거래대금 위축 ② 외국인 자금이탈 ③ 기술주 투기 과열

  • ④ 소비주 인기 시들 ⑤ H주보다 40% 비싼 A주

중국증시. [사진=로이터]


중국 증시에 약 두 달간 이어졌던 강세장이 서서히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거래대금 위축, 외국인 이탈, 소비주 인기 시들, 기술주 거품 붕괴 등 조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9일 중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1.85% 하락한 것을 비롯해 기술주 중심의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 지수 낙폭은 각각 3.25%, 4.8%에 달했다.

상하이·선전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는 앞서 7월 13일 4852.96 고점을 찍은 이후 약 두 달만에 약 5.5%까지 하락했다. 

거래대금도 쪼그라들었다. 7월 10일 1조6000억 위안을 돌파하며 5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던 상하이·선전 증시 거래대금은 9월 현재 하루 평균 9080억 위안에 불과하다. 두달 전 평균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줄었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외국인 자금도 이달 들어 9일까지 7거래일간 하루 빼고 모두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 자금은 투자 심리를 판단하고 증시 앞날을 예측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중국증시 거래대금. [자료=블룸버그]


거래대금 위축 속 유독 창업판(創業板, 차이넥스트)만 거래가 '활기'를 띠는 것도 수상하다. 사실 창업판 지수는 올 들어서 7월 13일까지 40% 넘게 급등하며 전 세계 주요국 지수 상승폭을 뛰어넘었지만 최근 두 달새 상승분의 약 3분의 1을 까먹은 상태다. 9일 하루에만 4.8% 떨어지며 약 6주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창업판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달 24일부터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약 2주새 거래대금이 갑절로 늘었다. 이날부터 창업판에서 주가 상하한폭 규제를 기존의 10%에서 20%로 완화하고, 특히 상장 첫 5거래일간 주가 상하한폭 규제를 아예 없앴는데, 단기간내 주가 차익을 챙기려는 투기꾼들이 몰리면서다. 저평가·저우량주에 자금이 몰리며 거래대금이 폭증하며 일부 '깡통주' 주가를 띄웠다.

[자료=창업판(차이넥스트)지수]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했던 톈산바이오(天山生物) 주가가 12거래일간 6배 가까이 급등하는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난 게 대표적인 예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까지 나서서 이례적으로 창업판의 투기행위에 경고음을 냈을 정도다.

올 들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했던 소비·제약 업종에서도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CSI300 필수 소비재 지수'는 지난 9일까지 5거래일간 8.8% 하락했다. 반년새 최대 낙폭이다.  

아울러 홍콩 증시와와 비교해도 중국 본토주식은 더 거품이 꼈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 본토증시와 홍콩증시에 이중 상장된 AH주를 살펴보자. 이들의 주가 차이를 측정하는 항셍 AH 프리미엄지수를 보면 A주(본토주식)가 H주(홍콩주식)보다 평균 42% 더 높게 거래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원래는 같은 회사라도 A주에 상장한 주식의 주가가 H주보다 비싸긴 하지만, 주가가 40% 넘게 차이가 난 건 지난 2015년 6월 폭등장 때나 나타났던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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