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9개 브라질펀드 수익률은 전날까지 일주일 만에 4.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글로벌펀드(228개)가 -2.28%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더욱 눈에 띄는 성과다. 국가별로 비교해도 브라질펀드는 가장 앞섰다. 브라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중남미(11개) 수익률은 2.20%밖에 안 됐다. 중화권펀드는 4.24%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브라질펀드를 강세로 돌려놓은 것은 환차익이다. 헤알·달러 환율은 전날 기준 5.3헤알로, 일주일 만에 1.2% 가까이 하락(가치상승)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도 같은 기간 10만2167.65에서 10만1292.05로 1% 가까이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브라질 주식에 투자하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꾼 다음 다시 헤알화로 환전해야 한다. 대개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환위험 헤지를 하지만, 달러·헤알화에 대해서는 환위험 노출 전략을 쓴다. 이번에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에도 환차익이 반영됐다.
여현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브라질 중앙은행이 8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0%로 0.25% 포인트 인하하면서 금리인하 주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며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했고, 높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인하 명분도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헤일화 약세를 야기할 만한 요인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적으로 브라질 외환시장의 점진적 강세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인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정치적인 위기를 맞았을 뿐 아니라 가족 관련 비리 의혹에도 휘말렸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정부가 추진한 세제개혁이나 공무원 개혁안, 파산법·가스법 개정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했다.
브라질 재정지출 한도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창민 연구원은 "재정지출 상한 룰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마지노선"이라며 "브라질 정부가 포퓰리즘에 기대어 상한 룰 수정을 시도할 수 있고, 이는 금융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브라질 상·하원은 내년 예산안 승인을 연말까치 마쳐야 하고, 여야 간 다툼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했다. KB증권은 이런 이유로 브라질 주식시장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를 권했다. 구체적인 매수 시기도 보베스파지수 9만선 미만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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