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결국 자사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대신 자체 개발한 운영체계(OS) '훙멍(鴻蒙, 영문명 하모니)'을 쓰기로 했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광둥성 둥관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내년부터 자사 스마트폰에 훙멍 OS를 전면 지원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신경보 등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화웨이는 올해 12월 스마트폰용 훙멍을 공개해 내년부터 훙멍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훙멍은 스마트 TV,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이 가능한 화웨이의 독자적 OS다. 미·중 무역전쟁 속 안드로이드 OS를 대체할 수단으로 여겨졌다. 다만 그동안 스마트TV 등 일부 제품에만 탑재하고, 스마트폰 적용은 보류해왔다.
화웨이가 결국 훙멍을 스마트폰에까지 쓰기로 한 것은 미·중 갈등 장기화로 당분간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게 힘들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해 5월 시작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미국 회사인 구글과 거래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 모델에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유튜브, 지메일 등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를 지원하지 않으며, 정식 안드로이드 OS도 이용할 수 없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오는 15일부터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인다. 미국의 기술과 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해 만든 모든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려면 미국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화웨이가 훙멍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단순히 OS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화웨이 훙멍이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의 앱스토어에 견줄 만큼 성장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위청둥 CEO는 이날 "화웨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개발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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