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정 신임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충북 청주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직접 찾았다.
대통령이 장·차관에 대한 임명장을 청와대 밖에서 수여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파격 행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최일선에 있는 정 청장과 다음날 출범하는 질병관리청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게다가 오는 12일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두고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도 “저로서는 청와대 바깥에서 고위직 정무직의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인 처음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의전상으로는 청와대에서 조금 더 격식을 갖춰서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좀 더 영예로울지 모르지만 지금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 상황을 감안하기도 했다”면서 “무엇보다도 관리청 승격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질본 여러분들과 함께 초대 청장의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 역시 이를 희망했다고 문 대통령은 덧붙였다. 정 청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장 수여식에 임명 대상자의 가족이 참석하는 ‘관례’를 따르지 않고, 고생하는 질본 직원들과 함께했다.
문 대통령과 정 청장이 임명장 수여식을 위해 긴급상황센터 출입구 앞에 마련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모든 직원이 박수와 환호로 맞았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과 마주선 채 정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어 직원 대표인 김은진 연구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꽃다발은 ‘새로운 만남’을 의미하는 알스트로메리아, ‘감사’를 상징하는 카네이션, ‘보호’의 뜻을 담은 산부추꽃 등 세 가지 꽃으로 구성됐다.
꽃다발은 질병관리청 개청 축하와 그간 헌신과 노고에 대한 감사,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더욱 정진해달라는 당부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문구가 적힌 감사패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의 ‘청’ 승격은 우리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의지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질본이 감염병 관리에 있어서 더 큰 역량을 가지고 더 총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길 바라는 그런 국민의 큰 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코로나와 언제까지 함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끝까지 역할을 잘해주시고 청으로 승격을 되는 것을 계기로 해서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면서 “하루 빨리 우리 국민을 정상적인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청장은 이에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또 사회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그런 신종 감염병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보다 체계적으로, 그리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온 힘을 다 해서 코로나19의 극복과 감염병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가겠다”며 질본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 청장은 “많은 기대와 믿음을 항상 마음 속에 깊이 가지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국민의 건강과 사회 안전을 지키는 ‘건강 지킴이’로서 질병관리청이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이 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월에도 질병관리본부를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제 때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질본 관계자들을 위해 ‘갈비찜 밥차’를 제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이었던 정 청장의 보고를 받으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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