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랑 “골드베르크 작품, 변주 30개 다양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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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9-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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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적 에베레스트’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 선보여

앨범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낸 랑랑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30개의 다른 변주로 이루어져 있다. 연주자는 각 변주에 성격을 부여해야 한다. 사실 모든 변주가 춤 같다. 각 변주의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 정말 다양한 표현을 동원해야 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음악적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했다. 20년간 고민한 다양한 표현을 통해 ‘높은 산’의 정상에 올랐다.

지난 4일 세상에서 가장 장대한 피아노 작품으로 평가받는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을 내논 랑랑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표현과 더불어 지엽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 길이가 90분이기 때문에 호흡이 끊어지지 않도록 종합적인 결정들을 해야 한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감정적인 부분이다. 사람들은 바흐나 바로크 음악이라고 하면 감정 없이 연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 있어서도 낭만주의 작곡가들을 대하듯이 완전히 마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랑랑은 10대 시절 피아니스트들의 대가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 곡을 연주했다. 그 당시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 랑랑은 20년간 작품 연구에 집중했다. 

앞선 시대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랑랑은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바로크 연주자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우리는 현대 피아니스트에게서만 배울 수는 없다”라며 “그 당시에 어떤 식으로 하프시코드와 바로크 오르간 등의 악기를 연주했는지, 특히 꾸밈음을 어떻게 연주하였는지 배워야 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불면증에 시달리던 러시아 대사 헤르만 카를 폰 카이저링크 백작의 의뢰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독일 드레스덴에 주재하고 있던 카이저링크 백작은 바흐에게 잠이 오지 않을 때 듣고 즐길 수 있는 “감미롭고 경쾌한 성격의 곡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곡들을 연주하게 될 사람이 바로 바흐의 어린 제자이자 백작이 총애하는 클라비어 연주자인 요한 고트리프 골드베르크였기 때문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랑랑은 “내 안의 바흐가 정말 바로크 시대의 것이기를 바랐다. 그것이 첫 번째 원칙이었다”며 “나는 바흐를 바로크 시대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대의 누군가가 연주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처럼 음악은 누군가에게 휴식과 위로를 전한다. 전례 없는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음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랑랑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 2020년 예정됐던 70회의 공연이 모두 연기됐다.

랑랑은 “예술가로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줘야 한다. 새로운 음반들을 발매한다든가 인터넷에 짧은 곡을 연주해 올려 세상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결속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랑랑은 오는 12월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에 갈 때마다 멋진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 무대에 서려고 노력한다. 가수·연주가 등 젊고 능력 있는 음악가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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