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광풍에 묻지마 신용융자 몰려 ‘투자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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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9-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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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열풍이 ‘광풍’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이슈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코스닥을 넘어 일부 코스피 테마주에도 신용융자가 몰리며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신용융자 비중이 높은 종목일수록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에 따른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조212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 신용거래융자는 8조6187억원, 코스닥은 8조5934억원을 기록했다. 두 시장 모두 사상 최대다.

신용융자가 늘면서 테마주 성격의 주식들이 신용융자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장보다 유가증권 내 상위 종목들에 묻지마 신용융자 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에 상장된 종목 중 신용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디피씨로 나타났다. 신용비율은 11.66%다. 디피씨는 전자레인지용 고압 트랜스 생산업체로 방탄소년단(BTS) 관련주로 분류돼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BTS 관련주로 묶인 이유는 디피씨가 100% 지분을 보유중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빅히트엔터의 상장에도 디피씨가 거둬들일 수익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디피씨 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는 사모펀드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빅히트 구주 12.15%를 투자하고 있으나 펀드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0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펀드가 투자한 금액은 1040억원으로 지분율을 대입하면 스틱인베트스트가 투자한 금액은 20억원에 불과하다. 만일 상장 후 주가가 오른다 해도 투자금액이 작아 큰 이익이 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빅히트의 대주주는 방시혁씨로 43.44% 지분을 보유중이고, 넷마블이 24.87%를 소유하고 있다.

또 신용비율 10.34%로 3위에 이름을 올린 남선알미늄은 이낙연 테마주로 현재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정치 이슈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 우려되고 있고, 안철수 테마주인 써니전자(신용비율 9.25%)도 차기 서울시장에 대한 관심에 주가가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종목의 가장 큰 문제는 주가가 급락할 경우 담보로 잡은 주식의 반대매매가 이뤄져 주가의 추가하락으로 이어진다. 일종의 연쇄반응이다. 주가가 떨어져 담보비율이 낮아질 경우 증권사에서는 추가로 주식을 매수해 비율을 맞출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투자자가 자금이 부족할 경우 증권사는 자산을 회수하기 위해 임의로 주식을 매도한다. 주가하락→ 증권사 매도 → 주가 추가하락 순으로 이어져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가 증가한 이유는 유가증권 시장 상승에 베팅하는 개미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나열된 종목들 상당수는 기업가치와 무관해 보인다”면서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일종의 테마 성격이 강한 종목들의 경우 급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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