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걸그룹 춤판 워크숍, 가족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을 일으킨 배동욱 회장을 탄핵했다. 배 회장은 취임 146일 만에 해임됐고, 소공연은 내년 2월 회장 선거 전까지 김임용 수석부회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만, 배 회장이 가입시킨 7명의 정회원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면서 향후 법적 다툼 가능성도 존재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S컨벤션 야외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의결권 있는 소공연 정회원 49명 중 29명이 참석해(24명 대면, 5명 위임 참석) 참석자 전원이 배 회장 탄핵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탄핵 사유는 △걸그룹 춤판 논란으로 소공연 위상을 실추 △가족 일감 몰아주기 △보조금 부당 사용 △사무국 직원 탄압 등 연합회의 정상적인 업무 마비 등이다.
배 회장은 지난 6월 말 소공연이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한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에서 걸그룹을 불러 공연을 감상하고, 술을 마셔 눈총을 샀다. 당시는 코로나19로 전국 소상공인이 어려움에 처해 있던 시기였는데, 소상공인 대변 단체인 소공연이 ‘춤판‧술판’을 벌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후 소공연 사무국 노조는 “배 회장이 가족이 운영하는 화환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폭로하는 한편, 워크숍에서 보조금으로 구매한 도서를 판매해 수입으로 처리한 의혹 등으로 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소공연 관리·감독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도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배 회장과 소공연에 대한 현장실사를 실시했고,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일부 부적절하게 사용된 보조금은 환수 시정 명령을 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4월 23일 취임한 배동욱 회장은 146일 만에 해임됐고, 소공연은 김임용 수석부회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김 권한대행은 내년 2월 개최되는 회장 선거까지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소공연을 이끌 예정이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총회에서 “사리사욕을 앞세워 배우자·자녀가 운영하는 꽃집에 근조화 일감을 몰아주고, 자신들의 측근들을 지역회장 직무대행에 임명했다”며 “직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측근 전진 배치, 노조원 강등 등 온갖 전횡을 일삼아오며, 검찰 고발, 중기부 엄중 경고 까지 받은 배동욱 회장을 회원들의 힘으로 탄핵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논란은 남아 있다. 이날 진행된 총회에서는 배 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7개 단체의 정회원의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소공연 정회원은 총 56명이지만, 총회에서는 7명을 제외한 49명을 기준으로 성원 보고를 했다.
임시총회 성원은 의결권 있는 정회원의 과반 참석인데, 49명의 과반수인 25명 이상이 참석했으므로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56명을 기준으로 하면 29명 이상이어야 성원된다.
총회 시작 이후 뒤늦게 4명의 정회원이 참여한 부분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총회 성원보고에서는 의결권 있는 정회원 49명 중 24명 현장 참석, 1명 위임 참석으로 총 25명으로 보고됐지만, 이후 위임 참석 4명이 늘어나 총 29명이 참석했다고 정정했다.
김 직무대행은 “배동욱 회장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회원 가입시키고, 이사회 통과도 안 된 사람은 (의결권 있는 정회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 이사회 거치지 않으면 정회원 자격 얻을 수 없다는 것은 정관에 규정돼 있고, 변호사 협의도 거쳤다”며 “(뒤늦게 4명이 성원으로 참여한 문제도) 추가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확인이 늦게 된 부분이다. 비대위가 단일한 조직이 아니고, 갑자기 진행하다 보니 어설픈 점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총회에서 해임된 배 회장은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배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관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임시 총회가) 불법하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으로서 권한을 계속 행사할 예정"이라며 "변호사와 자문도 마쳤다.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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