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는 오는 2023년까지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와 유료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한 국내 1위 OTT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경쟁사와 다른 웨이브만의 색깔을 찾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외산 플랫폼의 국내 시장 공략에도 맞서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웨이브의 무기 '글로벌·독점 콘텐츠'
지난 1년 간 웨이브가 구사한 차별화 전략 중 가장 눈에 띄었던 시도는 글로벌 콘텐츠 업계와의 협력이다. 지난 4월 웨이브는 NBC유니버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호 콘텐츠 교류를 시작했다. 웨이브도 NBC유니버설의 콘텐츠를 구매하면 NBC유니버설도 웨이브의 콘텐츠를 연간 최대 5개씩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웨이브는 현재 디즈니와 소니 등 메이저 스튜디오 타이틀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대만, 태국 등 국가별 인기 시리즈를 제공하고 있다. 타이틀 수로는 약 2000여개에 이르고, 에피소드는 약 3만여개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CBS의 'FBI'와 'SEAL TEAM'을 시작으로 NBC유니버설의 '갱스 오브 런던(Gangs of London)', 노멀피플(Normal People), MGM '핸드메이즈 테일: 시녀이야기' 등 인기 신작 미국 드라마 약 40여개 타이틀과 500개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웨이브는 올해 중 총 70여개 타이틀과 1000개 이상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웨이브는 국내 방송사와 공동 제작해 웨이브에서만 독점 공개하는 콘텐츠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5월 방영된 지상파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과 '꼰대인턴', '앨리스', '좀비탐정' 등은 OTT서비스 중에서는 웨이브에서만 공개됐다. '조선로코-녹두전'은 아시아와 중동, 유럽, 미주 지역으로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웨이브의 자체 추산 결과 현재 웨이브를 이용하고 있는 유·무료 회원은 6월 현재 944만명에 이른다. 웨이브 출범 전 각각 푹과 옥수수로 운영했던 당시 두 서비스 이용자를 단순 합산한 수치는 647만명으로, 1년 새 45.94%p 증가한 수치다. 웨이브는 오는 2023년까지 콘텐츠에만 300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에 대항해 웨이브가 토종 OTT 국내 1위 사업자가 되겠다고 나섰던 1년 전보다 시장은 더욱 격변하고 있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고, 최근에는 카카오까지 OTT시장에 뛰어들었다. 티빙과 왓챠, 시즌 등 국내 OTT 사업자 간 콘텐츠 경쟁은 한층 심화했다.
넷플릭스는 막대한 투자금을 뒷배삼아 경쟁에 불을 지폈다. 올해 넷플릭스가 글로벌 단위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금액만 20조원에 달한다. 넷플릭스가 막대한 자금을 쏟으며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쓸어가는 상황에 웨이브를 포함한 국내 OTT 사업자들의 부담도 커지는 모양새다.
웨이브는 콘텐츠 질로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TV와 영화 등 국내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들과 제작 단계부터 협업하고 있다.
지난 8월 선보인 'SF8'은 MBC, 영화감독조합(DGK)과 공동 제작한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작품으로 새로운 유통방식을 시도한 대표적 사례다. 웨이브에서 먼저 공개된 영화버전 콘텐츠를 MBC에서는 드라마 버전으로 방송하는 방식이다. SF8은 누적 시청자 수만 8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상영이 어려워진 영화제의 개막작과 주요 작품을 선보이는 온라인 상영관인 '웨이브 영화제'도 차별화 사례다. 지난 5월 전주 국제영화제는 웨이브와 함께 온라인 상영관을 개봉했다. 웨이브에서는 전주 국제영화제의 콘텐츠 100여개 작품이 제공됐다. 서울 드라마어워즈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도 '웨이브 영화제'에서 공개되고 있다.
웨이브는 올해 약 600억원을 8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신규 투자 콘텐츠를 독점 공급해 가입자와 콘텐츠 유통 수익을 확보해 이를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방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웨이브의 장기 목표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인기 방송 콘텐츠와 함께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독점 시리즈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콘텐츠 투자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웨이브가 국내 콘텐츠 산업을 키워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