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소액 대부업체 관리감독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소액대부 업체의 업무 범위, 대출 금액, 대출 용도, 금리 등 분야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소액대출업체들이 다른 은행과 주주를 통해 빌리는 자금은 순자산을 초과할 수 없으며, 부채와 유가증권 발행잔고는 순자산의 4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소액대출업체는 대출용도를 명확히 하라는 조항도 있다. 대출금이 법령, 산업정책에 맞춰 사용돼야 하며, 주식·금융파생상품 등에 투자되거나 부동산 시장에 불법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중국 금융 당국의 조치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소액대출 대부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은보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소액 대부업체는 총 9074곳이다. 이들의 총 대출잔액은 1조43억 위안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약 174조14609억원에 달한다.
실물경제가 아닌 투자를 위해 늘어나는 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의 소액대출업체들은 주로 국내 중소기업 자본을 조달하거나 은행 시스템에서 융자를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고객으로 하고 있다. 또 소액 온라인대출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중국에서 신용카드 할부나 신용카드 대출 등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소액대출을 통한 자금이 부동산과 증시로 몰리면서 부실대출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중국 당국이 시중에 푼 유동성의 부작용인 셈이다.
실제 중국 국가금융발전실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분기 말 59.7%를 기록했다. 중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3년 1분기 말 31.1%로 처음 30%를 넘은 데 이어 7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작년 말 55.8%에서 반 년 만에 3.9%포인트 오르는 등 최근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은보감회는 지난 7월 "기업과 가계의 부채 비율이 상승 중인 가운데 일부 자금이 규정에 어긋나게 주택과 증권 시장으로 흘러가 자산 거품을 조장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시중은행에 대한 소비성 대출 현황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불량대출 비율과 소액신용대출 관련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라는 것으로, 이날 발표된 규제 강화를 위한 지시로 해석된다.
은보감회 측은 중국경제망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규제 강화를 통해 소기업·저소득 층의 금융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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