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다음은 롤·배그"...트럼프의 중국전쟁, '텐센트'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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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9-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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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텐센트 관계 게임사에 질의 서한..."개인정보 처리방식 해명 요구"

  • 게임 사업, 텐센트의 최대 수익처...美서만 전체 게임 매출 10% 벌어

  • 텐센트, 2014년부터 세계 시장 장악...'배그' 그래프톤 '13%' 2대 주주

최근 틱톡의 매각 협상을 마무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기술기업인 텐센트를 다음 타깃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텐센트의 최고 매출처인 게임 사업을 손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우리나라 기업인 크래프톤(구 블루홀)이 개발한 유명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배그)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롤의 개인정보는 안전한가?"...트럼프의 '중국 게임전쟁' 초읽기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중국 텐센트와 관련한 게임 회사들에 미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는지 해명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게임 업체들의 개인정보 유통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과 위챗에 제재를 가하며 '개인 정보 유출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었다. 때문에 이 같은 움직임은 다음 타깃이 게임 업체가 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에 FT는 "처음에는 짧은 영상에 불과했지만, 그 다음은 메시지였고 이제는 게임"이라면서 "온라인 공간(의 보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우려가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FIUS의 표적이 된 기업은 유명 게임인 '포트나이트'와 '롤'을 개발·운영하고 있는 에픽게임즈와 라이엇게임즈다. 텐센트가 각각 40%와 4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게임 기업들마저 '국가안보 위협' 딱지를 달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FT는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관련 회사를 상대로 게임 내 금융 거래를 금지하거나 미국 서버를 셧다운(폐쇄)하는 제재 조치를 내놓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FT는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관련 회사를 상대로 게임 내 금융 거래를 금지하거나 미국 서버를 셧다운(폐쇄)하는 제재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온라인 게임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텐센트의 피해는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772억8900만 위안(약 64조8900억원)의 총매출액을 기록한 텐센트의 게임 부문 매출은 1147억1000만 위안으로 전체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미국 내 게임 매출은 전체의 10%에 달한다. 이미 미국의 제재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 내 사용자가 전체 사용자의 1%에 불과한 텐센트 메시지 서비스 위챗과는 제재의 여파가 다르다는 뜻이다.
 

텐센트의 분기별 매출 및 부문별 매출 비중 추이.[자료=텐센트]

 
"배그도 불안하다"...텐센트 흔들면 글로벌 게임시장도 흔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텐센트 '게임 제재'가 현실화한다면 이들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게임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텐센트는 2000년대 중반부터 막대한 자본으로 해외 경쟁사들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동맹을 구축하면서 2014년부터 세계 게임시장을 장악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유명 게임제작사 액티비전블리자드와 배틀그라운드를 제작한 우리나라의 크래프톤(구 블루홀)가 꼽힌다. 현재 텐센트는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으며, 크래프톤의 경우 13.2%의 지분으로 2대 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다만, 미국 기업인 액티비전블리자드의 경우자국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술기업 제재에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크래프톤의 경우 사정이 복잡하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 게임은 미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매출 순위 5위에 달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에서의 운영을 텐센트가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크래프톤의 자회사인 펍지가 배틀그라운드의 배급과 운영을 맡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한 세계 시장의 경우 텐센트가 배급을 맡고 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게임' 제재 폭풍이 거세지면서 미국 내 모바일 배그의 개인정보 처리를 비롯한 실질적인 운영을 중국 기업인 텐센트가 담당한다는 사실이 부각된다면, 롤·포트나이트와 함께 제재 대상에 꼽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 앞서 국경 분쟁을 계기로 중국산 앱을 대거 퇴출하고 있는 인도에서 모바일 배그는 퇴출 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에 크래프톤은 텐센트로부터 모바일 배그의 운영권을 회수해 자회사인 펍지를 통해 서비스 재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다만, 앞서 전면 퇴출 대신 미국 기업의 과반 이상 지분 확보와 운영권 회수 등으로 거래 협상을 마무리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전례를 고려했을 때, 미국 내 셧다운 등 전면 서비스 정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습.[자료=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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