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이날 ‘베이징·후난·안후이 자유무역시범구총체방안’을 발표했다. 자유무역시범구는 자유로운 물류와 유통, 무역 활동이 보장될 수 있도록 상품에 대한 관세와 부가세가 면세되는 경제특구다.
이번에 3곳이 추가되면서 중국 전체 자유무역시범구는 모두 21곳으로 늘었다. 중국은 2013년 상하이를 시작으로, 톈진·광둥·푸젠·하이난 등 전국 각지에 자유무역시범구를 설치해왔다.
발표에 따르면 베이징자유무역시범구는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과학기술혁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외 디지털경제시범구와 서비스업개방선행구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며, 글로벌 일류혁신 창업생태계 조성, 디지털무역항 건설 모색 등의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됐다.·
후난자유무역시범구는 세계적인 선진 제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창장(長江·양쯔강)삼각주와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를 연결하는 국제투자 무역의 ‘회랑’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실크로드)에 참여하는 국가들과의 해외 투자 및 국제 협력 개선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안후이자유무역시범구에서는 과학기술혁신과 실물경제의 융합을 위해 ‘과학기술혁신센터’ 건설을 가속할 예정이다. 특히 창장삼각주 경제권인 안후이자유무역시범구는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관련 기술을 집중 육성하는 지역으로 키우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복안이다.
국무원은 이날 저장(浙江)성 자유무역시범구의 확대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닝보(寧波)·항저우(杭州)·진이(金义) 등에 120㎢에 달하는 자유무역 지역에 석유·가스·화학물질을 비축하기 위한 지상 및 지하 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많은 섬으로 이뤄진 닝보의 저우산(舟山)항을 해양 연료 거점으로 건설하는 것은 세계 최대 해양 연료 공급국인 싱가포르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석했다. 닝보 저우산항은 중국 해외무역 해운의 중심지로 올들어 지난 7월까지 무역액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가운데도 0.9% 증가한 바 있다.
중국의 자유무역시범구는 관세와 증치세(부가세)가 면제되며 외국인 투자 자유화의 혜택을 줘 대외개방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이번 자유무역시범구 추가 건설이 미국을 의식한 대외개방 정책 입증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SCMP는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이 최고조로 치달은 지난 2018년에도 하이난(海南)성자유무역시범구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미국과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대외개방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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