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 회의’ 대표 발언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은 한국에게도 매우 힘든 도전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엔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믹타(MIKTA)의 의장국 정상자격으로 대표연설을 했다. 믹타는 2013년 9월 제68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출범했으며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로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했고, 국민들은 이웃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했다”고 운을 뗐다.
특히 “한국의 이야기는 결국 유엔이 이뤄온 자유와 민주주의, 다자주의와 인도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위기 앞에서 어떻게 실천했느냐의 이야기”라며 “연대와 협력은 바이러스가 갖지 못한 인류만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에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면서 그 실천을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백신·치료제의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국제모금을 통해 국제기구가 충분한 양의 백신을 선구매, 개도국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국제백신연구소(IVI)의 본부가 있는 나라로서, 개도국을 위한 저렴한 백신 개발·보급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다자주의 국제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방역과 함께 세계 경제회복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봉쇄 대신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이동을 허용하자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제안했고 또 채택된 바 있다”면서 “한국은 유엔의 다자주의 협력에 앞장서 동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그린 회복을 이뤄야 한다”면서 “기후위기 해결과 동시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포용성을 높이는 ‘글로벌 그린뉴딜 연대”에 많은 국가들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는 당초 올해 6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믹타에 대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도전에 맞서 우리가 할 일이 많이 남아있으며, 최근 우리에게 닥친 코로나19라는 위기는 유엔과 믹타 5개국의 정신인 다자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올해부터 내년 2월까지 믹타 의장국을 수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2013년 믹타 출범 이후 국제무대에서 의장국 정상이 최초 발언한 사례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믹타 5개국은 코로나 극복의 답이 ‘단결, 연대와 협력’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범지역적이고 혁신적인 파트너십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그리고 지역 간 가교역할을 하며 다자협력 증진에 힘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엔을 중심으로 코로나 위기극복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 불평등 해소와 같은 인류 앞에 놓인 도전에 쉼 없이 맞서 나갈 것”이라며 “범지역적이고 혁신적인 파트너십으로서 격차를 줄이는 위기극복, ‘더 나은 회복’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공동체’ 실현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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