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농인분들이 수어통역으로 방송을 보실 수 있도록 수어통역방송을 늘리는 노력을 병행하겠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수어의 날'을 맞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우리나라에는 작년 말 기준 약 37만7000명의 청각장애인이 계신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많은 농인분들께서 세상과 단절된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씀하신다. 마스크가 없었을 때는 입모양을 보며 대화가 가능했지만, 요즘은 마스크로 가려져 입모양을 비롯한 표정 자체를 읽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 총리는 "코로나19 브리핑 때 발표자 옆에 서 계신 수어통역사분들을 볼 때마다 '정보 전달의 동등함'이 실현되어 기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신다"며 "그동안 농인분들은 TV속 작은 화면에 담긴 수어통역으로 세상과 소통해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 브리핑을 계기로 발표자와 수어통역사가 같은 크기로 방송되었는데, 이는 우리나라 수어통역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작지만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수어는 농인분들에게 '모국어'"라며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며 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언어로 인정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농인들이 수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적고 일상생활을 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어통역사의 수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 "농인분들이 더욱 원활한 일상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수어통역사를 증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는 "지난 8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 많은 농인분들께서 수어통역 방송이 없어 어떻게 대비를 해야할지 몰랐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재난 방송의 경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가 전달돼야 한다. 많은 농인분들이 수어통역이 없으면 삶이 암흑 같다고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오늘만큼은 '수어통역사 여러분 덕분입니다'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코로나19 브리핑 때마다 여러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신속한 정보전달이 가능했고, 농인분들이 빠르게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고 치하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