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전문가들은 지역 간 양극화를 줄이고 수도권 인구 집중을 해결할 수 있겠으나, 지방 집값 상승세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국토교통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제27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도심융합특구를 추진키로 했다.
도심융합특구는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지역을 개발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도시 중심지를 고밀도로 개발하는 개념이다. 부지는 한 곳당 평균 50만㎡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례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블레노우와 미국 세인트루이스 코덱스 혁신지구, 싱가포르 원노스 등이 있다
이 중 포블레노우는 쇠퇴한 방직산업 집적지를 정비해 925개의 기업과 대학을 유치하고 지식집약형 공간으로 바꾼 사례다.
대학과 기업이 합작법인을 세워 개발한 코덱스 혁신지구에는 415개 기업과 더불어 1000가구 규모 주거공간과 상권이 형성됐다.
이를 참고해 국토부는 우리나라 지역 특색에 맞는 산업·주거·문화 사업을 융합하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의경 국토부 국토정책과장은 “수도권에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가 집중된 것을 계기로 도심융합특구 개념을 고안하게 됐다”며 “지방 광역시로 인구가 분산되는 균형발전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지방 광역시 중에서 고속철도와 지하철이 지나는 교통 요지를 중심으로 최대 2곳의 선도사업지구를 선정해 발표한다.
이와 함께 선도사업 효과를 분석해 인구 50만명 이상의 지방 대도시 중심으로 도심융합특구 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박무익 국토도시실장은 "도심융합특구가 지역경제의 활로를 개척하는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도심융합특구는 새로운 균형발전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의 산업구조를 첨단산업 위주로 개편하고 주거 여건을 개선할수록 고소득자의 유입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오르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는 얘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판교가 있다고 근처 강남 집값이 잡히지는 않은 것처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집값이 서울 웬만한 곳보다 높은 것처럼 지방 광역시 곳곳에 인근 지역 집값을 자극하는 거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균형발전 효과는 있겠으나, 수도권 집값과는 무관할 것 같다”며 “우리나라 집값은 일자리나 교통여건 외에 교육열이 큰 영향을 미치는 등 지역별로 특수한 여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구시 범어동은 역세권보다도 주변 명문고등학교를 기준으로 집값이 수억원씩 움직인다. 경신고 맞은편 빌리브범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기준 15억원에 달해 역세권 신축 아파트보다 2억원 이상 높다.
이어 임미화 교수는 "다만 정상적인 범위 내 집값 상승세가 아니라 투기세력에 의한 급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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