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배터리 시대’ 선언 테슬라 국내 배터리 업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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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9-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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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 독립 선언, '2000만원대 테슬라' 3년 내 출시 발표

글로벌 전기차 선두기업인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을 통해서 '반값 배터리'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가격 압박 등이 테슬라로 인해 심해지겠지만, 업계를 뒤흔들 혁신적 기술은 나오지 않았다며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대륙별 배터리공장 건설, 전기차 주행거리 증가, 배터리 생산원가 절감, 자율주행차 발표 등 계획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새 배터리 도입과 공정 혁신 등을 통해 KWh당 생산비용을 56% 줄일 것"이라며 "3년 내에 2만5000달러 이하 전기차를 출시해서 내연기관차를 본격적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100만 마일 배터리'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 기술이 발표되지 않자 국내 업계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장 테슬라와 협업 중인 LG화학은 오히려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테슬라에 하이니켈 원통형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머스크 CEO도 2022년 이후 배터리 물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LG화학, 파나소닉과 계속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테슬라의 발표를 종합하면, 내재화 배터리를 내년 연말께부터 생산해 2030년 3TWh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즉, 2030년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하이니켈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필요하고, 그후에도 장거리 주행을 위해서는 외부의 조력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급한 불은 꺼졌지만 수익성 확보를 위한 신기술 개발이 시급해졌다. 테슬라 주도 하에 폭스바겐,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가격 인하 요구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가격 절감 경쟁에서 뒤쳐지면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계는 소재 개발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높여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에 값싼 알루미늄(A)을 추가한 NCMA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가격이 비싼 코발트 비중을 5% 이하로 줄였지만, 수명과 성능은 더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는 니켈 함량을 높인 NCA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삼성SDI는 내년 1회 충전에 6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5세대 NCA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일명 'NCM구반반(9½½)'으로 불리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준비 중이다. 1회 충전에 700㎞ 이상 주행가능한 이 배터리는 2023년 출시하는 미국 포드사의 전기 픽업트럭에 탑재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의 기술력이 테슬라의 계획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타격이 적을 것"이라며 "오히려 자율주행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당겨주면 배터리 업계에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테슬라 유튜브 갈무리]

 

[사진=테슬라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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