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자진 월북, 단정 못 해”...“단순 실족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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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20-09-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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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부·해양경찰 조사 결과 나와봐야, 사고 정황 단정할 수 없어”

해양수산부는 서해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뒤 북측에 피격된 공무원의 자진 월북 가능성에 대해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이란 군 당국의 발표에 해수부는 “국방부 입장과 같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으로 의구심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다만, 해수부는 실종자의 단순 실족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엄기두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온라인 브리핑에서 "실종자의 자진 월북에 대한 정황을 갖고 있지 않아 얘기할 수 없다"며 "(월북 관련) 조사 권한이 없고, 추측한 것이 사실이 될 수 없어 국방부에서 조사한 내용을 참고하고, 국방부 입장과 같다"고 밝혔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도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국방부와 해양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고 정황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실종된 공무원이 자진해서 월북을 시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종자가 해류 방향을 잘 알고 있고 해상에서 소형 부유물을 이용했다는 점, 북한 선박에 월북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들어 자진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40대 가장이었던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실종된 공무원이 꽃게잡이를 하다 실족했다는 주장에 대해 해수부는 단순 실족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엄 실장은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발견한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는 점을 볼 때 단순 실족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정확한 것은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평도 실종 공무원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연합뉴스]

현재 해양경찰은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진 공무원이 승선했다 실종된 어업지도선을 인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서 조사 중이다. 당시 어업지도선에는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등 15명이 승선해 있었다. 해경은 이들을 상대로 실종자의 행적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실종자는) 결혼을 해서 자녀 2명을 두고 있으며 평소 근태 등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경에서 조사를 하면 실종자의 신변정보 등에 대해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군 당국은 해수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이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2㎞ 해상에서 실종된 것으로 전했다.

해당 공무원은 실종 당일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께 보이지 않아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한 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군은 22일 첩보를 통해 이날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군 당국은 실종자가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졌고, 북측은 시신을 수습해 화장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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