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한국 경제가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시험대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시험은 한국 내부의 변수뿐만 아니라 미국 대선이라는 외부 변수도 끼어들어 난이도가 높아졌다.
27일 정부와 경제전문가 등에 따르면 남은 4분기 한국 경제의 회복 상황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이다. 정부와 전문가들 모두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은 경제 성장의 견인 동력을 마비시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 방역을 위해 외출을 최소화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소비심리도 위축된다.
세계경제정책 불확실성(EPU) 지수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 8월 252.61을 기록했다. 7월의 313.44보다는 내렸지만 기준치인 100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타격으로 이어진다. 방역당국이 최선을 다해 추석 이후 재확산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도 방역은 경제 회복의 선결 조건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소비가 급격히 꺼졌으며 이후 좀 나아지고 있지만 확 올라오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이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고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집행되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하반기 'V자 반등'의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광복절 집회의 여파로 코로나19가 재확산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면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4차 추경을 편성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으로 코로나 재확산이 둔화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지만 자영업자의 희생이 컸다는 점도 인정했다. 4차 추경으로 마련한 7조8000억원의 절반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광복절 집회 이후의 재확산 상황은 잠잠해지더라도, 코로나19는 언제든 다시 확산할 수 있다. 재확산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정을 불러오고 결국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반복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서도 소비심리가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경제 회복의 관건이라고 제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리스크는 지속한다고 보고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실물경제가 여전히 회복이 안 되고 금융시장 불안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국면이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유동성을 확대하는 것은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것인데, 경기 회복은 안 되고 자산시장으로 (유동성이) 가고 있다"며 "기업을 포함한 경제 활동의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방역과 치료 인프라에 재원을 쏟아부어 사람들을 안심시켜야 정상적인 소비로 돌아올 수 있다"며 "그러지 않으면 지금 나오는 소비 대책들은 쓸모가 없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을 키우는 또 다른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당이 집권하느냐의 문제와 더불어 트럼프의 대선 불복 가능성 등은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의회와 협의해 추가 부양책을 빨리 실현해 전 세계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의 대선 불복 가능성과 같은 불확실성이 경제 불확실성과 함께 커지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또 "4차 추경은 내수 부양용이 아니라 구제 측면이 크다"며 "3~4차 추경보다는 코로나 유행 억제 여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