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 피격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이례적으로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힌 데 이어 영해 침범과 관련해서도 남측에 '톤다운(수위조절)'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남(對南)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대선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을 이어갈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들어설지 판가름 나는 만큼 북한은 당분간 한반도 정세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 차기 미국 정부의 대북 전략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결국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 단절됐던 남북 관계가 복원되지 않겠느냐는 낙관도 조심스레 나온다. 그러나 A씨 시신을 수습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남북 간 의견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히려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문재인 정부가 제1과제로 추진 중인 남북 교류 재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관도 내놓고 있다.
◆北, '톤다운 경고' 발신...美 대선 의식한 듯
27일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에 영해 침범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은 데 대해 "상당히 톤다운시킨 경고"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총격 사건에 책임이 있는 군부 명의로 경고하지 않았다"며 "상황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최대한 수위를 낮춰 상당히 건조하게 불편한 부분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발신 명의가 없고 9·19 군사합의 위반 거론 등은 자제한 톤다운시킨 경고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북한이 남측의 영해 침범을 주장하면서도 이례적으로 수위를 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때문이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홍 실장은 "11월 미국 대선으로 차기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향후 북·미 협상의 여지가 상당히 넓어질 수도, 좁아질 수도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현시점에서 내년 10월까지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기보다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선을 한 달여 앞둔 현시점에서 남북 관계 긴장도를 높이면 향후 북·미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물론, 차기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 내부적으로도 코로나19 사태와 수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한 만큼 남북 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동조사 선 그은 北...의견 충돌 불가피
이처럼 북한이 대내외적 이해관계에 따라 일시적으로 남측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이른 시일 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 조치, 그리고 최고지도자의 높은 수준의 사과 표명 등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조치를 했기 때문에 '더는 압박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시신 수습을 위한 목적일지라도 영해 침범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며 "어쩌면 당연한 입장 표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는 앞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추가 공동조사 등이 쉽지 않음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오후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 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북한에)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 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북측의 A씨 총격 경위 설명과 국방부 등 남측 정부가 첩보, 통신 감청 등을 통해 파악한 사건 경위가 대립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 공동조사에 선을 그으며 이번 사건이 향후 남북 관계에서 모든 사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 실장은 "이게(영해 침범 논란) 아니었으면 남북 관계가 개선될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이후 문제가 어떻게 수습되느냐에 따라 남북 관계 전망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단 시신이 수습되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겠지만, 평탄하게 수습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남북 관계 개선에도 상당히 장기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대선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을 이어갈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들어설지 판가름 나는 만큼 북한은 당분간 한반도 정세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 차기 미국 정부의 대북 전략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결국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 단절됐던 남북 관계가 복원되지 않겠느냐는 낙관도 조심스레 나온다. 그러나 A씨 시신을 수습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남북 간 의견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히려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문재인 정부가 제1과제로 추진 중인 남북 교류 재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관도 내놓고 있다.
◆北, '톤다운 경고' 발신...美 대선 의식한 듯
27일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에 영해 침범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은 데 대해 "상당히 톤다운시킨 경고"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총격 사건에 책임이 있는 군부 명의로 경고하지 않았다"며 "상황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최대한 수위를 낮춰 상당히 건조하게 불편한 부분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발신 명의가 없고 9·19 군사합의 위반 거론 등은 자제한 톤다운시킨 경고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북한이 남측의 영해 침범을 주장하면서도 이례적으로 수위를 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때문이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홍 실장은 "11월 미국 대선으로 차기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향후 북·미 협상의 여지가 상당히 넓어질 수도, 좁아질 수도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현시점에서 내년 10월까지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기보다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선을 한 달여 앞둔 현시점에서 남북 관계 긴장도를 높이면 향후 북·미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물론, 차기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 내부적으로도 코로나19 사태와 수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한 만큼 남북 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동조사 선 그은 北...의견 충돌 불가피
이처럼 북한이 대내외적 이해관계에 따라 일시적으로 남측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이른 시일 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 조치, 그리고 최고지도자의 높은 수준의 사과 표명 등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조치를 했기 때문에 '더는 압박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시신 수습을 위한 목적일지라도 영해 침범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며 "어쩌면 당연한 입장 표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는 앞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추가 공동조사 등이 쉽지 않음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오후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 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북한에)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 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북측의 A씨 총격 경위 설명과 국방부 등 남측 정부가 첩보, 통신 감청 등을 통해 파악한 사건 경위가 대립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 공동조사에 선을 그으며 이번 사건이 향후 남북 관계에서 모든 사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 실장은 "이게(영해 침범 논란) 아니었으면 남북 관계가 개선될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이후 문제가 어떻게 수습되느냐에 따라 남북 관계 전망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단 시신이 수습되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겠지만, 평탄하게 수습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남북 관계 개선에도 상당히 장기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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