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새로운 대안 투자처로 각광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합병을 통해 상장한 회사들의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투자자 유입 증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주가가 마이너스 흐름을 나타낸 종목들도 절반에 달하고 있어 투자할 스팩을 운용하는 증권사가 어딘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과 합병 상장한 9개 기업 주가는 상장 후 평균 34.1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나인테크가 상장 후 주가 상승률이 159.68%로 가장 높았고, 레이크머티리얼즈가 133.70%로 뒤를 이었다. 이어 지엔원에너지(61.54%), 카이노스메드(17.81%), 네온테크(10.94%) 등도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윈텍은 -27.89%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애니플러스(-19.04%), 덴티스(-17.92%), 와이즈버즈(-11.42%)도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스팩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소리다. 그만큼 합병하는 기업이 얼마나 성장성이 높은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스팩은 주식 공모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를 말한다. 3년 내에 합병할 회사를 찾아서 합병에 성공했다면 합병회사의 이름으로 주식이 재상장돼 계속 거래가 이뤄진다. 하지만 3년 내에 합병회사를 찾지 못해 상장폐지가 되면 투자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다.
대신증권 미래산업팀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팩은 시장의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안투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M&A가 정해진 기간 안에 이뤄지지 않으면 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만큼 투자자에게 손해가 적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만 합병 후 주가가 급락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게 된다. 이에 따라 투자하기 위한 스팩을 운용하는 증권사를 잘 선택해야 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팩 상장을 추진하는 증권사의 역량이 성공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팩을 추진하는 증권사 및 투자사의 역량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3년 동안 가장 활발히 스팩 합병을 추진한 회사는 IBK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 등으로, 합병상장 성공률이 높은 증권사에서 상장한 지 1년 내외인 스팩이 수익률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미래산업팀은 보고서를 통해 M&A까지 바라보며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는 헬스케어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헬스케어와 함께 스팩과의 인수·합병이 가장 활발했던 분야는 IT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두 분야에서 코스닥보다 아웃퍼폼한 기업의 비중은 각각 58%와 43%로 나타나, 헬스케어 기업과 인수·합병하는 스팩의 성장성이 더욱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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