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고차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최근 코트라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급감했지만, 오히려 미국 중고차 시장은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대중교통이나 우버(Uber) 같은 차량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을 꺼리는 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로 쪼그라든 경제로 실직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자동차를 구매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신차가 아닌 중고차로 방향을 튼 것도 영향을 끼쳤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소비자들이 새 차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중고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고차 거래는 눈에 띄게 늘었다.
이는 일명 '자동차 자판기'로 판매 유통 방법의 혁신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어온 온라인 중고차 판매 업체 카바나(CARVANA)의 주가 상승곡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 3월, 카바나의 주가는 29.91달러(3월 18일)였지만, 9월 들어 227달러(9월 1일)까지 치솟았다. 6개월 여 만에 주가가 7배가량 폭증한 셈이다.
카바나의 경쟁사로 불리는 온라인 중고차 매매 업체인 브룸(Vroom) 역시 '코로나 불황'을 피해 가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브룸은 심지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6월초 뉴욕증시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미국에서 중고차는 인기를 누려왔다. 미국 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중고차 판매율은 매년 신차 판매율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2019년 중고차 판매량은 4080만대로 신차 판매량(1700만대)보다 2.4배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중고차 시장이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그 간극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미국의 중고차 가격 지수인 '맨하임 인덱스(Manheim Index)'는 165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맨하임사가 중고차의 가격과 마일리지, 판매율 등을 종합해 산정하는 지수다. 지난 1995년 10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미국에서 중고차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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