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연말이 되면 배당주의 인기가 높아지지만, 올해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안정적인 업종에 속하는 배당주보다 비대면(언택트), 정보기술(IT), 바이오 같은 성장주가 두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배당주펀드에서는 올해 들어 투자금이 2조원이 넘게 이탈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 대선,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지금이 배당주에 대한 투자 적기라고 평가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배당주펀드 267개에서 연초 이후 2조943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 하면 1조 5727억원, 최근 한 달 새 4853억원이 이탈했다.
보통 이맘때쯤은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주의 인기가 높아지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이다. 배당주 펀드의 투자금 이탈은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의 연초 이후 펀드 수익률은 -1.7%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7.23%)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최근 국내증시의 상승률이 둔화 되면서 배당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는 부진을 겪고 있고 국내증시 역시 등락을 반복하며 보합권을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배당주의 하락 방어 효과가 미약했던 것은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부각되면서 성장주 쏠림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코로나19에 대한 주식시장의 내성이 강해지고 미국 대선, 미중 무역분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연말 배당 수익을 겨냥한 고배당주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저조한 하락 방어 효과와 배당을 포기한 기업들로 인해 배당주 펀드가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해왔다"면서 "그러나 지금에야말로 배당에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4분기는 배당주 강세가 나타나는 시점. 지수 상승세 약화 국면에서는 배당주 관심 높아질 가능성 커 보인다"며 "코로나19에 대한 주식시장의 내성과 미국 대선, 미-중 무역분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 연말 배당 수익을 겨냥한 고배당주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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