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8조원 몰린 빅히트 청약…카카오게임즈 절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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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10-0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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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 첫날 8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던 카카오게임즈의 1일차 증거금인 약 16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보다 비싼 가격에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치열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진행된 빅히트의 1일차 청약에는 8조6242억원가량의 증거금이 몰렸다. 통합 경쟁률은 약 89.60대 1로 나타났다. 각 사별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이 114.82대 1, 미래에셋대우가 87.99대 1, NH투자증권이 69.77대 1, 키움증권이 66.23대 1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공모주 열풍을 주도했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첫날 증거금보다 낮은 수준이다. SK바이오팜은 첫날 5조9413억원이 몰리며 경쟁률 61.93대 1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16조4140억원의 자금이 쏠리며 청약 1일차에만 경쟁률이 427.45대 1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많은 청약 신청이 나타나며 일부 증권사에서는 전산 장애가 발생해 청약이 중단되기도 했다.

다만 이날 경쟁률만으로 청약 결과를 전망하긴 어렵다. 통상 공모주 청약 첫날에는 어느 증권사를 선택할 것인지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많아 경쟁률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빅히트의 경우 '몸값'을 고려하면 어느 증권사에서 청약할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빅히트의 공모가는 13만5000원으로 SK바이오팜(4만9000원)이나 카카오게임즈(2만4000원)보다 높다. 

각 사별 배정 물량을 보면 NH투자증권(64만8182주), 한국투자증권(55만5584주), 미래에셋대우(18만5195주), 키움증권(3만7039주) 순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앞서 여러 번 청약에 참여해 빅히트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 계좌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며 "1억을 넣어도 한 주도 못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길 들어 회사별 경쟁률을 지켜보고 6일 청약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증시의 막대한 유동성을 고려하면 2일차 경쟁률이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이미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CMA잔고는 64조9352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카카오게임즈 청약 직전인 지난 8월 31일(60조9633억원)보다 5조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빅히트가 평균 608대1가량의 경쟁률을 기록하면 청약 증거금은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이 경우 증거금으로 1억을 넣은 투자자는 약 2주를 받는다. 경쟁률이 카카오게임즈(1524대 1)을 뛰어넘는 상황을 가정하면 증거금은 146조원을 넘어서고, 1억을 넣은 투자자는 1주를 받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모가 2배의 시초가가 형성된 뒤 바로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을 기록할 경우 빅히트 주가는 35만1000원으로, 시가총액은 12조5000억원이 된다.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NH투자증권 마포 영업점 모습. (사진=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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