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절 풍경]연휴 깎인 학생들…"우리도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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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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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휴에도 등교, 하루 쉬는 곳도

  • 봉쇄식 관리에 고함 치며 항의

  • 당국은 단호, 방역 위해 불가피

  • 초중고 학생 집에서 연휴 허비

[사진=중국신문주간]


코로나19가 잦아들어 흥겨운 국경절 연휴를 보내는 시민들과 달리 중국 대학생들은 교문 밖을 나서기도 어려운 처지다.

학교 측의 강권으로 타지 여행은 꿈도 못 꾼 채 집에 틀어박혀 연휴를 허비 중인 초·중·고등학생도 많다.

5일 중국신문주간 등은 우울한 국경절 연휴(1~8일)를 보내고 있는 대학생들의 일상을 소개했다.

중국신문주간은 "연휴 축소와 학교의 봉쇄식 관리에 대학생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대학이 연휴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베이징교통대와 톈진대 등은 지난 1~4일 나흘간 휴강했다. 8일까지 연휴가 이어지지만 학생들은 5일부터 등교를 해야 한다.

이들 대학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우한대와 네이멍구대, 네이멍구사범대 등은 국경절 당일인 1일 하루만 쉬었다.

휴일에도 학교 밖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중국 교육 당국은 1·2선 도시에 소재한 대학들에 봉쇄식 관리를 지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휴 때도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시키는 학교가 많다.

스페이쥔(史培軍) 칭하이사범대 총장은 "봉쇄식 관리로 인해 학생들은 생활이 불편해질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병이 생길 수 있다"며 "대학생들은 우울중에 쉽게 노출되는 집단"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시안외국어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기숙사에서 30분간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교육·방역 당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난달 말 기준 각급 학교의 등교율은 90%를 넘었다. 학생 수로는 2억4200만명이다.

주요 대학이 몰려 있는 베이징의 경우 93만명이 등교를 시작했는데 63만명이 외지인이다.

학생들이 국경절 연휴를 틈타 여행을 가거나 귀향했다가 자칫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해당 대학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리이(李奕) 베이징 교육위원회 대변인은 "교육 시스템은 사회의 다른 부문과 다르다"며 "대학은 초·중·고등학교에 비해 학생들의 밀집도가 더 높아 일단 교내에서 감염 사례가 나올 경우 폭발력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우쭌유(吳尊友)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 전문가도 "불필요한 외출을 제한하는 조치는 코로나19 방역에 매우 유리하다"며 "사회적 책임이라는 각도에서 이 정책을 이해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한 대학생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최악의 취업난 때문에 가뜩이나 스트레스가 심한데 연휴 때도 편하게 쉬지 못하니 죽을 맛"이라고 반박했다.

초·중·고등학생 중 상당수도 연휴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학기가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탓에 이번 학기에 추가 수업 일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연휴가 끝나기 전 등교를 결정한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경우 연휴 중 하루이틀 등교를 하거나, 연휴 직후 주말에 추가 수업을 하는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학생에 대한 관리가 엄격하다.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의 한 공립학교 국제부 교사는 "외국인 학생은 베이징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지도하는 중"이라며 "중국의 방역 체계에 완전히 편입되지 않은 학생들이 많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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