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오는 7~8일 방한 일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미뤄진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역시 방한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중 외교수장이 잇달아 한국을 찾을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가 양국 갈등의 주 무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무산된 셈이다.
5일 외교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일본과 한국 방문 일정을 재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외교당국은 당초 12~13일경 왕이 부장이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었다.
왕이 부장의 이번 방한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 예방 차원에서 추진됐다.
앞서 NHK 방송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왕이 부장이 이달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왕이 부장의 방일 일정이 이달 중순 이후로 미뤄지면서 방한 일정도 순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7~8일 1박 2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데 이어 왕이 부장이 잇달아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미·중 갈등 속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의 방한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랐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한 기간 한국 측에 반중(反中) 경제 블록 구상으로 알려진 '경제번영네트워크(EPN)'와 반중 포위망 구상인 '쿼드(QUAD·비공식 안보협의체) 플러스' 참여를 제안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 까닭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에 이어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까지 재조정되면서 이달 한반도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던 미·중 양국의 전략적 경쟁은 불투명해졌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한국과 몽골 방문 일정은 취소, 6일 일본에서 열리는 일본·호주·인도와의 '쿼드' 참석 후 귀국하기로 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를 요청해 방한이 미뤄진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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