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AP 로이터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사흘 만에 퇴원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말 한마디가 비난 여론을 사고 있다.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오늘 오후 6시 30분 이 훌륭한 월터 리드 군병원을 떠날 예정"이라며 "정말 상태가 좋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지난 2일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을 전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저녁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시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리제네론사의 약에 이어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투약했다. 렘데시비르는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식약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미국 내 최고의 치료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할 발언을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대통령은 미국에서 대다수가 이용할 수 없는 의료 자원에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리제네론사(社) 항체치료제를 쓰고 있는데 그 치료법은 대중이 이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의료보험이 있어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평균 3만 8000달러(한화 4400만 원)를, 보험이 없을 경우는 7만 3000달러(8470만 원)를 환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실제로 한 미국인은 두 달간의 사투 끝에 퇴원한 후 무려 112만 달러, 무려 한화로 12억 원에 달하는 치료비 청구서를 받았다고 AP통신 등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중환자실 하루 입원비가 9736달러(1129만 원)이었고, 격리병동원료는 총 40만 8912달러(4억 7454만 원)이었다. 물론 메디케어, 보조 보험, 치료비 지원 등으로 해당 금액을 전부 지불할 필요는 없으며, 개인 부담금인 3000달러(348만 원)만 내면 된다. 그럼에도 평민이 내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액수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2시 기준으로 미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만 8477명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736만 6279명을 기록하게 됐다. 사망자 수는 20만 9037명으로 사망률이 2.8%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올라오자 한국 네티즌마저 "죽은 사람들을 무시하는 무식한 소리" "솔직히 미국 대통령이니까 살 수 있었던 거지. 일반 70대 할아버지였어봐라" "미국에서 의료 수준 낮아서 죽냐? 돈이 없어서 죽지. 평범한 미국인들은 병원비가 두렵겠지" "이래서 미국이 코로나 왕국이 되었구나. 대통령이란 자가 코로나를 두려워 말라며 마치 독감보다 더 우습게 말하고 다니니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인들이 더욱 파티를 하겠지" 등 댓글로 비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비운 사이 그의 측근들의 코로나19 감염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과 대변인실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 2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1일 이후 계속 음성이 나오다가 5일 오후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전 선임고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톰 틸리스 상원의원, 마이크 리 상원의원, 수행원 닉 루나 백악관 보좌관 등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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