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의 증인출석이 오히려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도움은커녕 피고인들과 혐의자들에게 은폐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한 검사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들이 모두 재판에 나가 사건에 대해 증언한다면 한 검사가 자신의 혐의에 대한 부인·왜곡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불출석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 검사에 대한 수사가 먼저 이뤄지거나 최소한 법정신문이라도 진행된 상태여야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를 것"이라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증언을 당당히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말미에는 이동재 측 변호인에 대한 기사도 첨부한다며 인터넷 주소도 남겼다.
전문
오늘 열린 “채널A-검언공작미수” 사건에 관련된 재판에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등기로 재판부에 제출하고 출석을 거부하였습니다.[불출석 사유서]
피고인 : 이동재, 백승우
증인 소환 대상자 : 제보자X
재판장님
저는 2020년 10월 6일 오후 3시까지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통보받은 제보자X입니다.
증인출석 통보를 받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다달은 결론은 이번 저의 증인출석이 오히려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도움은커녕 피고인들과 혐의자들에게 은폐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강요미수 사건”이 아닌 수구 언론 권력과 검찰 권력이 합작하여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유시민 작가에게 총선이라는 특정한 시점에 맞춰서 없는 혐의를 뒤집어 씌워, 선거 결과를 왜곡시키려고 했던, 내란에 준하는 사건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에 대한 수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한동훈 검사는 공무원 신분으로서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기는커녕, 압수된 핸드폰마저도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추가적인 수사가 멈춰진 상태이고, 오히려 여론전을 비롯한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수사를 방해하려고 하고 왜곡까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러할 진데, 한동훈 검사의 수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들이 모두 재판에 나가 사건과 관련된 사실에 대한 증언을 일일이 실행한다면, 중요 혐의자인 한동훈 검사에게 자신의 혐의에 대한 부인-왜곡할 수 있는, 마치 시험을 앞둔 수험생에게 답안지를 먼저 제공하고 시험을 보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부정 행위를 도와주는 꼴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저의 판단은 충분히 합당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실체적 진실이라도 밝히기 위해서라면 한동훈 검사의 실질적인 수사가 이루어진 이후에나, 또는 최소한 중요 혐의자인 한동훈 검사에 대한 법정 신문이 먼저 이루어진 이후에나 제가 법정에 나가서 증언을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저에게 법정 증언을 요구한다면 당당히 거부할 것을 밝힙니다.
저의 바람대로 한동훈 검사의 수사가 이루어지거나 최소한 그에 대한 법정 신문이 우선된다면, 과거 검찰의 감찰이 제대로 작동됐거나 진즉 공수처가 설치되었더라면 결코 변호인석에 오를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 이동재의 변호인에 대한 치욕적인 반대 신문을 감수하면서라도 하시라도 출석하여 사실대로 증언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이동재 변호인에 대한 기사 자료를 첨부합니다)
재판장님이 저의 이러한 나름의 상식적인 판단의 결과를 이해하여 주실 것으로 믿고 불출석 사유서의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년 10월 5일
서울중앙지방 법원 형사 1단독 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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