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연초 이후 9월 말까지 자사주 처분을 신고한 공시 건수(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는 42건으로 매각 금액은 3266억856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기간 32개건, 1413억4166만원 대비 금액으로는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18건, 1533억698만원이며 코스닥 시장은 24건, 1733억7867만원이다.
기업의 자사주 매각 배경은 주가 상승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주저앉았던 주가가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자본조달 및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대규모 물량이 시중에 풀릴 경우 주가가 희석될 수 있고, 고점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주면서 기존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각할 경우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시장에 준다”며 “수급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 효과도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자사주가 소각되지 않고 처분되는 경우 자사주 취득에 따른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단기투자자의 경우 자사주 취득 공시나 주식 수 감소에 따른 일시적 이득을 볼 수 있으나 그 외의 주주에게 자사주 취득의 주주환원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사주 매각을 나쁘게만 보면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으로 자금확보에 나선 기업들이 이를 재투자할 경우 기업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사주를 매각한 기업들이 향후 확보한 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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