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아세안 넘어 국제중심도시로 비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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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0-10-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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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에 이은 국제 금융허브로 발전 가능성

  • 2045년까지 '1인당 GDP 4만달러' 목표

사이공강에서 바라본 호찌민시 중심상업지구(CBD)의 모습.[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베트남 최대 상업도시인 호찌민시가 아세안을 넘어 세계적인 중심도시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호찌민시는 베트남의 고속성장과 더불어 2045년 1인당 GDP 4만 달러(약 4650만원)를 달성하고 시를 국제금융허브로 육성해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다.

최근 응우옌티엔년(Nguyen Thien Nhan) 호찌민시 당서기장은 “베트남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산업화된 호찌민시는 동남아의 경제중심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7862달러였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030년에 약 2배인 1만2570달러에 도달하고 2045년에는 4만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찌민시가 향후 5년간 스마트시티로 변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호찌민시는 계속해서 베트남 남부 핵심지역이자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베트남 경제를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호찌민市, 베트남 최고 부자도시··· 1인 소득 베트남 평균 3배
베트남 전체 GDP ​​22.3%, 국가예산기여도 27%, FDI 34% 비중

현재 베트남 내 호찌민시의 위상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 전체 GDP에서 호찌민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22.27%에 달한다. 또 시의 1인당 평균소득은 약 8000달러로 베트남 전체 평균인 2700달러의 3배 수준이다. 여기에 호찌민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상반기 GRDP 성장률은 7.0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이 같은 역량을 동원해 호찌민시를 고도기술이 집적된 ‘스마트시티 2030’으로 육성하고 세계적인 도시의 반열에 오르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산업역량을 금융 분야에 집중해 홍콩과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국제금융 중심지로 키워내겠다는 방침이다.

응우옌탄퐁(Nguyen Thanh Phong)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정부상임위원회에 참석해 “호찌민시의 2045년 글로벌 금융허브 도약은 2021~2030년 사회경제적 발전전략에 포함된 시의 중요한 과제이자 국가의 핵심 전략"이라고 제안했다.

호찌민시에는 수많은 국내외 금융 관련 회사들이 진출해 있다. 이미 단일 지역 내 금융기관 밀집도는 베트남에서 가장 높다. 호찌민 중심상업지구인 1군 지역에는 베트남 주요 시중은행인 비엣틴, 비엣콤, 아그리뱅크, MB뱅크뿐 아니라 수많은 외국계 금융기업들의 베트남 본사가 자리하고 있다. HSBC, 씨티그룹 등 외국계 금융회사는 물론 신한은행, 미래에셋, 한화생명 등 한국계 금융사들도 일찌감치 이곳에 본사를 두고 현지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호찌민증권거래소(HOSE)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3200조동로 전체 시장의 95%를 차지한다. 이는 2019년 베트남 GDP의 약 54%에 달하며, 하노이증권거래소(HNX)의 17배를 넘는 수준이다. 호찌민시가 글로벌 금융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호찌민시 인민위원회의 경제자문역을 맡고 있는 부딴뚜안 베트남 풀브라이트대 교수는 "호찌민시가 베트남 전체 인구와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36%, 0.6%에 불과하지만 수출액의 14%, 국가예산 수입의 27%, 외국인투자 총액의 34%를 차지한다"며 "호찌민시의 입지가 글로벌 금융허브에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호찌민시가 홍콩, 상하이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표준을 충족하는 완벽한 금융생태계가 있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금융지구의 중심이 되는 국제금융센터 건립이 필요하고 이 센터 내에서는 다양한 파생상품 등 자유금융거래가 가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FC 내년 착공예정··· 투티엠 신도시에 2억 달러 투자
호찌민금융투자회사 설립··· '특별 인센티브'도 추진

호찌민시의 국제금융허브 도약의 핵심 과제는 호찌민 국제금융센터(IFC) 건립이다. 세계적인 금융도시들의 성장과정은 랜드마크 격인 국제금융센터 설립에서부터 시작했다. 홍콩의 홍콩국제금융타워(HIFC)는 이미 도시의 명물로서 홍콩의 국제금융허브 위상을 상징한다. 중국 상하이도 푸둥(浦東)신구에 국제금융센터를 설립하고 상하이를 2025년까지 국제금융중심도시로 육성·발전시킨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호찌민시는 금융 분야를 시의 핵심서비스 중 하나로 지목했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 금융분야는 8.8% 성장해 베트남 전체 경제성장률 7%대를 앞질렀다.

호찌민시는 성공적인 국제금융센터 건립과 운영을 위해 베트남 풀브라이트대와 협력해 전 세계 주요 금융센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조사를 수행하기 위한 '호찌민시금융투자회사'를 설립했다.

또 호찌민시는 연말까지 총리에게 국제금융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특별인센티브 정책도 보고할 예정이다. 특별인센티브 정책이 입안되면 호찌민시 금융특별지구에 대한 베트남 정부 차원의 특별법이 제정되고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작된다.

호찌민시 인민위원회에 따르면 호찌민 국제금융센터는 호찌민 2군 투티엠 지역 내 1만4500㎡ 부지에 4조9000억동을 투입해 착공할 예정이다. 당초 올 6월 기공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착공이 미뤄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대한 최종결정은 올 연 정부 상임위원회에 의결될 예정이다.

국제금융센터가 건립되는 투티엠 지구는 중앙정부 국책프로젝트 중 하나로, 총 사업비 20억 달러가 투입돼 금융중심지구와 혁신 스마트신도시가 함께 들어선다. 당국에 따르면 투티엠 지구를 포함해 호찌민시 동부지역인 2군과 9군, 투득군(Thu Duc)을 통합신도시로 조성하고 첨단인프라와 기술투자를 갖춘 미래의 혁신도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응우옌탄퐁 호찌민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국제금융센터를 짓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며 "호찌민시 2군에 있는 투티엠 지역에 빠른 시일 내로 호찌민시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는 국제금융센터를 착공할 것"이라고 빍혔다.

최근 지속되는 미·중 갈등, 홍콩의 몰락과 같은 대외적 변수도 호찌민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HOSE의 활성화와 늘어나는 이 지역으로 몰리는 FDI 등 국내적 요인과 국제정세가 맞물려 호찌민시에 더 없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응우옌티엔년 호찌민시 당서기는 "호찌민시가 국제중심도시와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특별인센티브 등 새롭고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주요 투자자, 기업,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하고 도시의 미래를 위한 장기 전략을 도입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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