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기후변화 시대, 종자(種子)가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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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20-10-0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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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철웅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

박철웅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사진=농업기술실용화재단]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이 지나고 어느새 10월이다. 예년 같으면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을 맞아 모든 것이 넉넉하고 다가올 겨울 준비로 조금씩 분주한 시기다.

그러나 올가을은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설렘보다는 2차 대유행을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또 지난여름, 사상 최장기간의 장마와 이어진 폭염 그리고 연속으로 닥친 3개의 강력한 태풍으로 인해 농산물 생산도 심각한 피해를 입어 농업인도, 이웃들도 모두 시름이 깊다. 이래저래 이번 가을은 즐거움보다는 오히려 근심과 걱정이 앞선다.

201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5차 평가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은 약 0.85℃ 상승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무려 2배 이상인 1.8℃가 상승했다고 한다. 평균기온이 1.8℃ 올랐다고 뭐 큰일이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론은 큰일이다. 그것도 보통 큰일이 아니라 아주 큰일이다. 이대로라면 이번 세기 말 즈음엔 우리나라 전역은 완전히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폭우, 폭염, 폭설, 태풍, 가뭄 등 다양한 기상재해가 수시로 더 세게 나타날 것이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항상 같이 떠오르는 이슈는 식량 문제다. 기후변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큰 피해를 주지만 농업 분야가 가장 크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다. 시설작물에 비해 노지작물, 특히 곡물이 더욱 취약하다. 채소류는 하우스나 시설재배로 버틸 수 있고, 과일류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벼·콩 등 식량작물은 재배면적이 워낙 넓어 사실상 대처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종자기술 혁신에 답이 있다. 첨단 육종기술을 이용해 병충해나 가뭄, 고온, 내염(耐鹽), 내한(耐寒) 등에 강한 품종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동시에 맛과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수확량이 많은 품종 개발도 시급하다. 이러한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품종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는 머지않은 미래에 틀림없이 식량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종자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2016년부터 4년째 국제종자박람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종자 수출지원을 위해 오는 10월 15일부터 열리는 ‘2020 국제종자박람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품종을 볼 수 있는 전시포가 운영되는 산업박람회다.

이번 박람회는 코로나로 인해 과거와는 달리 ‘사이버 박람회’로 개최된다. 국내 종자기업의 우수 신품종과 더불어 종자와 관련된 다양한 전·후방산업의 최신 기술을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 견학이 어려운 해외바이어와 농업인들은 ‘사이버 박람회장’의 파노라마 가상현실(VR) 전시포에서 400여종에 이르는 신품종 작물의 생육상태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부터 부지런히 박람회를 준비했다. 유례없는 54일간의 긴 장마와 세 번의 큰 태풍도 잘 이겨냈다. 이제 성과를 내는 일만 남았다. 우리 종자기업이 개발한 우수 신품종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국산 종자수출이 확대돼 어려운 시기에 조금이나마 국내 종자 산업계가 활력을 얻으면 좋겠다. 짧게 열리는 오프라인 박람회가 아닌, 넉넉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사이버’ 박람회인 만큼 국민 여러분들의 더 많은 참여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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