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이 시작됐다. 청약 첫날 자금 쏠림 현상으로 인해 주요 엔터주의 주가도 함께 요동쳤다.
빅히트는 5~6일 양일간 이뤄진 일반 공모주 청약 결과, 경쟁률 606.97대1에 청약 증거금은 약 58조423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빅히트는 앞서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최근 10년간 코스피 IPO 공모 가운데 최고치인 1117.25대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13만5000원에 확정한 바 있다. 이 경쟁률을 적용하면 1억원을 증거금으로 냈을 때 받을 수 있는 공모주는 1주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날 모인 증거금은 역대 최고 기록인 카카오게임즈에는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지난달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공모 청약 경쟁률 1479대1을 기록하고 증거금은 약 60조원이 모였다.
그러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이 진행되는 동안, 동방 상장 효과를 보리라 기대했던 엔터주는 오히려 잠잠하다. 5일 YG엔터테인먼트는 전 거래일 대비 5500원(-9.48%) 내린 5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는 1900원(-5.31%) 하락한 3만3900원, JYP엔터테인먼트는 1800원(-4.71%) 떨어진 3만6450원에 마감했다.
엔터주뿐만 아니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연관주로 꼽히던 넷마블 역시 하락했다. 전 거래일 대비 2500원(-1.51%) 내린 16만35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자연스레 개인 투자자들의 엔터주, 관련주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 엔터주, 빅히트 상장 후에도 흥할까?···'코로나 종식·한한령 해제 시급'
엔터주는 최근 빅히트 증시 입성 소식에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함께 상승세를 탔다. 앞서 빅히트가 국내외 기관투자가 상대 수요예측 결과 1117.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지난달 28일에도 엔터 업종 주가가 동반 급등했었다. YG 11.98%, JYP 9.94%, SM 6.69% 등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성과도 호재로 작용했다. YG의 경우 걸그룹 블랙핑크가 빌보드 '핫 100'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반응이 뜨겁고, JYP의 경우 걸그룹 트와이스, '니쥬(NiziU)'의 성과가 돋보였다. 또 중국 활동을 가로막았던 한한령 해제 기대감과 코로나19 종식 기대감도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엔터주 상승폭이 컸던 만큼 빅히트 상장 이벤트 소멸 이후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엔터주가 향후 단기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것. 단기 조정에 대한 증거로 전문가들은 이달 초부터 하락하고 있는 엔터주의 주가를 지적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JYP는 니쥬 성공 가능성으로, YG는 블랙핑크 팬덤 확대와 트레저 수익화 지향 전략으로, 에스엠은 온라인 전용 콘서트 전문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지난 3개월간 평균 72% 상승했다"며 "엔터사에 대한 시장의 실적 눈높이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콘서트가 재개된다는 가정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빅히트 상장도 오는 15일 예정돼 밸류에이션 관련 이벤트가 소멸된다"며 "지난 6개월간 높은 주가 상승으로 업종 피로감이 누적된 시기로 시장에 상존하는 중국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제외하면 산업 내 추가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시장의 눈높이는 코로나 종식 후 콘서트가 재개된다는 가정에 기반한다"며 "빅히트 상장 이벤트도 소멸될 경우 중국의 한한령 해제 외의 추가 모멘텀 기대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6개월간 엔터 업종은 높은 주가 상승으로 섹터 피로감이 누적된 시기"라며 "엔터 산업은 콘서트 재개 등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기반영되었다고 판단, 상대 매력도는 낮아졌다"고 지나친 기대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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