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유명희 본부장은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하고 1995년 통상산업부(통상·현 산업부)에 재직하면서 통상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 당시 서비스·경쟁분과장을 맡았던 유 본부장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실 외신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2018년 1월 통상교섭실장으로 임명돼 산업부가 설립된 이래 70년 만에 처음으로 1급 여성 공무원이 됐다.
유 본부장은 1호 제조기다. 통상산업부 첫 여성 사무관, 산업부 첫 여성 국장, 산업부 첫 여성 1급 등으로 '첫'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을 거치지 않고 고위공무원으로 파격 승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과 거침없는 논리로 유 본부장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지냈던 강경파 여성 협상가 칼라 힐스를 떠올리게 해 '한국의 킬러 힐스'라고 불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 함께 진출한 후보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다. 유 본부장과 경쟁을 펼치는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역임했으며, 세계은행에서 오래 근무해 인지도가 높다.
두 여성이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면서 WTO 역사상 처음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하게 됐다.
WTO 측은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마지막 라운드 협의 절차를 진행하고, 11월 7일 전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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