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고민거리 '낙태죄'...해외는 어떤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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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20-10-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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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낙태죄'를 유지하면서 임신 24주까지 조건부로 낙태를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자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여성단체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줘야 한다며 낙태죄 폐지를 요구했고, 이외 일부 단체는 태아 생명권을 주장하며 낙태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31개국에서 사회·경제적 이유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뉴질랜드, 폴란드, 칠레, 이스라엘 뿐이다. 그렇다면 낙태죄에 대한 다른 나라의 입장을 어떨까.

 

[사진=연합뉴스]

◆ 미국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오히려 낙태죄가 강화됐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생명을 존중한다. 생명을 존중하는 법관을 임명할 계획이며, 주 정부가 낙태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제도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임신 중절 클리닉에 대한 지원 예산을 깎았고, 주에 따라 낙태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곳도 늘었다. 

오하이오주는 태아 심장 박동이 감지되면 낙태를 금지하는 '태아 심장박동법'을 채택했다. 보통 임신 6주가 되면 심장 박동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부터 낙태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며, 수술을 한 의사 역시 6~12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텍사스주는 최대 사형까지 처벌할 수 있는 법을 검토 중이다. 

미시시피주는 낙태 반대론자가 임신 중절 클리닉에서 시위를 하며 수술을 받으러 온 임신부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에 이들이 무사히 병원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클리닉 에스코트' 자원봉사자까지 등장했다. 


◆ 영국

임신부가 원할 경우 2명의 의사 의견이 있다면 24주까지 임신중절이 가능하다. 낙태 허용 사유로는 모체 생명 보호를 비롯해 모체 신체·정신적 건강, 경제·사회적 사유, 본인 요청 등으로 폭넓다. 육체·정신적 건강에 위해를 끼칠 경우 24주 이내, 임신부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있는 경우는 주수에 상관없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 독일

독일은 태아의 생명권이 산모의 자유보다 우선시 돼 낙태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 중 한 곳이다.

다만 독일은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불법성은 인정하면서도 의사에 대해 시술하는 12주 내의 인공임신중절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대신 12주 내 임신중절에 대해서도 의학·사회적 적응 사유나 범죄학적 적응 사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낙태죄를 폐지했다. 지난 2018년 아일랜드는 국민투표로 헌법상 임신 12주 이내의 임신중절 수술에 대해서는 그 이유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아일랜드는 낙태를 한 피고인에게 최대 14년형을 내릴 정도로 낙태에 대해 엄격한 처벌을 내렸었다. 하지만 2012년 한 여성이 태아가 생존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낙태 수술을 하려 했지만 병원에서 이를 거부해 뒤늦게 수술을 받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낙태죄 폐지 운동이 벌어졌고, 국민투표까지 진행돼 낙태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또한 아일랜드 여성 17만 명이 35년간 무거운 국내법을 피해 원정 낙태를 떠난다는 통계도 낙태죄 폐지에 영향을 줬다.     


◆일본

임신 중절을 위해서는 전문가 2인의 승인 및 배우자 동의가 필요하다. 임신 22주 이내엔 사회·경제적 사유에 따른 시술이 합법화돼있다. 낙태 시술 지정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면 병원이 이를 정부에 보고하는 방식이다. 


◆중국

중국도 임신 12주 내 본인 요청에 따른 시술은 허용한다. 그 이후로는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해 폭넓게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다. 산아제한 정책 때문에 낙태가 자유롭지만 성별에 따른 선택적 낙태는 금지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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