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대 상금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가 시작됐다. 왁자지껄한 갤러리의 함성은 온데간데없고, 새들의 지저귐과 날아가는 비행기 소음이 대회장을 가득 메웠다.
US 오픈이라고 평가받았던 지난 대회보다는 덜했지만, 코스 난도가 꽤 높았다. 그 결과 리더보드에는 보기가 가득했다. 출전 선수 200명 중 이글을 기록한 선수는 이성호(33) 단 한 명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조민규(32)와 박정환1036(27)이 KPGA 코리안투어 첫 승을 향한 발돋움을 시작했다.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3억원) 첫날 1라운드가 8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컨트리클럽 코리아 어반·링크스 코스(파72·7350야드)에서 열렸다.
1라운드 결과 조민규는 버디 6개, 보기 2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2위인 박정환1036(3언더파 69타)을 한 타 차로 누르고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했다.
인코스로 출발한 조민규는 11번홀(파4) 버디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13번홀(파3) 보기를 범했지만, 15번홀(파5)과 16번홀(파4) 두 홀 연속 버디로 만회했다.
두 타를 줄인 채 아웃코스로 들어선 그는 1번홀 버디로 기세를 이었지만, 2번홀(이상 파4)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그러나 다시 심기일전했다. 6번홀(파4)까지 파로 잘 막은 그는 7번홀(파5)과 9번홀(파4) 버디 2개를 추가했다.
2010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조민규는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2승(2011년 간사이오픈 골프 챔피언십, 2016년 후지산케이 클래식)을 거뒀다.
반면 국내에서는 준우승만 3회(2011·2017년 매경오픈, 2017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그쳤다. 국내 첫 승이 누구보다 간절해 보이는 상황. 그러나 그는 "1라운드 선두라 해서 우승을 생각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아직 사흘이나 더 남았다.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 같다. 올해 아쉽게 준우승을 한 만큼 기회가 되면 우승을 하고 싶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아이언 샷과 퍼트가 좋았다. 캐디와 함께 코스 전략을 세운 것이 100% 맞아떨어졌다"며 "바람이 까다로웠다. 잘 이용해야 한다. 그다음은 아이언 샷이다. 그린이 빠르고 경사가 심해 공을 좋은 자리에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4타를 줄인 조민규를 한 타 차로 추격하는 선수는 바로 박정환1036이다. 그는 스코어카드에 버디 7개, 보기 4개를 적어냈다.
박정환1036은 프로골퍼 집안에서 태어났다. 모친은 1985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했던 나진아(56) 씨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어머니가 잘하고 오라고 이야기하셨다. 언제나 변함없이 응원해 주신다.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코스가 어렵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다행히 바람을 잘 이용했다. 샷감이 좋아서 버디 찬스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며 "내일부터는 내 경기에 집중하겠다. 종종 기복이 있는 플레이가 나오는데 이 점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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