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아주-머니] 부동산엔 '수요·공급 법칙'이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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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0-10-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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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화는 가격 상승하면 수요는 감소…부동산은 오히려 수요 자극

[사진=연합뉴스]


가격 결정의 제1명제는 '수요·공급 법칙'이다. 이 법칙을 통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의 양과 가격을 결정하고 예측한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형성되는 원리는 수요와 공급 모형으로 설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보통 재화의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는 감소하고, 공급은 늘어나는데 부동산은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 심리는 가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거주 목적으로 구매하는 실수요자와 시세 상승으로 이익 실현을 기대하는 가수요자가 섞이면서 부동산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오른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매섭게 오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와 더이상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란 불안 심리가 반영됐다.

투자 심리가 반영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공급이 확대돼야 하지만 이를 미리 예상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집을 지을 수 있는 택지를 확보해 개발하는 데는 최소 5년의 시간이 걸린다. 분양 후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도 최소 2~3년이다. 이마저도 인허가 과정에 따라 연기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시기 예측이 힘들다.

최근에는 유동성 확대라는 강력한 변수까지 등장했다. 유동성은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하는데 정부가 최근의 저물가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부양책으로 '현금 살포'를 선택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거대 현금이 부동산 쪽으로 쏠리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가 변동에 예민해진 상황"이라며 "'호가 상승→규제→매물 고갈→공급 부족'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단순히 수요·공급 법칙만으로는 설명 되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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