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기업 끈 없으면 탈락…소·부·장 강소기업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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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0-10-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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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기업 추천이 없는 중소기업은 대다수가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의원실 제공]


11일 본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강소기업 100에 선정된 55개사 중 44개사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추천으로 선정됐다.

나머지 11개사만이 대기업 추천 없이 강소기업 100에 선정된 것이다. 총 신청 기업 1064개사 중 단 1% 수준으로, 대기업 추천이 없으면 신청 기업의 99%는 탈락한다는 의미다.

특히 대기업 추천으로 선정된 중소기업 대부분은 기존 대기업의 협력사이거나 대기업 출신 임원이 창업한 기업에 해당한다.

ESS용 전력변환장치(PCS)를 생산하는 A업체의 대표는 삼성전자 계열사 출신이다. 에어베어링 스핀들 제조업체 B사와 반도체 검사 장비 C사는 삼성전자의 추천을 받았다.

리튬이차전지용 고효율·장수명 실리콘복합산화물 음극 활물질을 생산하는 D사는 LG화학이 추천했다. 현대자동차는 연료 호스를 생산하는 E사를, SK하이닉스는 포토레지스트 업체 F사를 각각 추천했다.

문제는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의 취지가 소부장 중소기업 육성에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하자, 정부가 소부장 국산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소부장 국산화가 부진했던 이유는 그동안 중소기업이 기술을 개발해도, 수요기업이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부장 기업의 특성 상, 완제품을 대기업에 판매할 수밖에 없는데 대기업이 구매하지 않으면 제품 개발이 무위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판로 안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강소기업 100을 선정해 중점 지원하기 위해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그러나 기존에 이미 대기업을 통한 판로가 확보돼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 의원은 “대기업 양산시설에 맞는 품질의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기에 기술 개발의 단계에서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은 필수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대기업과 과거 거래 이력은 없지만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키워주는 것이 프로젝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강소기업 100 2차 기업을 선정하고 있는데, 대기업의 기존 거래처는 아니지만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수요 기업을 상대로 자신의 기술력을 홍보하고, 새로운 거래 관계를 만들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단순히 형식적 기술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개발 이후 성과창출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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