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이후 8일까지 개인은 1조266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79억원, 2202억원을 순매수했다. 수급 중심에 섰던 개인들이 급격히 빠지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끄는 모양새다.
대신 외국인과 기관의 수익률을 보면 기관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기관이 순매수한 종목 20개(ETF 제외)의 평균 수익률은 9.10%로 같은 기간 외국인 수익률(5.06%) 대비 4% 포인트 높다.
기관이 가장 눈여겨본 종목은 롯데케미칼이다. 4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총 1176억30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달 수익률은 16.54%에 달한다. 또 기관은 한화솔루션 주식을 2거래일에 걸쳐 622억79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수익률은 27.05%에 달한다. 이외에도 SK케미칼(17.71%), 팬오션(14.91%), 금호석유(28.18%) 등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종목들의 공통점은 △실적 개선 △경기 회복 기대 △친환경으로 요약된다. 실제 기관이 가장 많은 주식을 순매수한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시즌의 승자는 단연 IT와 자동차, 화학 업종”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업종의 3분기 이익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또한 신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업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국내외 규제 이슈로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게 이유다. 그는 “인터넷 쇼핑과 콘텐츠, 핀테크 등 코로나 국면에서도 차별화된 실적 모멘텀이 될 무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들이 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실적 개선이 뚜렷한 우량주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주들이 당분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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