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코로나19 경제위기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등을 이유로 임금인상보다 고용유지에 초점을 맞춘 합의안을 이끌어낸 반면,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결과와는 상관없이 원칙대로 임단협을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기아차 임단협 지지부진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7일 2020년 임단협 6차 본교섭을 진행한 데 이어 오는 15일 7차 본교섭에 나선다.
기아차 노조는 잔업 30분 해결을 통한 실질임금 완성, 정년연장, 전기차 PE 부품 공장 내 건설, 통상임금 확대 적용, 해고자 복직, 이중임금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2017년 통상임금 소송 당시 각종 비용 상승을 우려해 30분 잔업시간을 없앴다. 이 때문에 실질임금이 하락한 만큼 노조는 잔업을 복원해 임금을 보전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기아차 노조는 사측이 앞세우고 있는 '플랜S'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플랜S는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양대 축을 중심으로 한 기아차의 미래 사업 전환 계획이다. 노조는 플랜S 전략으로 생산체제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대체될 경우 부품 단순화, 공장 스마트화, 모듈화 등의 영향으로 인원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핵심부품의 공장 내 생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사측의 플랜S 계획은 구체적이지 않고, 조합원 고용안정 방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종태 기아차 지부장 역시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기존 강경 노선을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지부장은 "현대차 임단협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기아차지부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식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올해 단체교섭에서만큼은 결사항전과 총력투쟁의 자세로 민주노조 60년의 역사를 후퇴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금과 단체협약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며 "현대차지부가 끝났다고 해서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현대차·모비스 조인식 마무리…사업 집중
현대차를 비롯해 그룹 내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올해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이들 회사는 임단협이 빠르게 마무리된 만큼, 하반기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8일 노사 대표자가 모여 단체교섭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을 일단락했다.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주식)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현대차 노조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셧다운 상태는 계속되고 있고, 현대차의 수출시장도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노조는 사회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중소, 영세 자영업자와 부품 협력사들의 생존을 고려해 '함께 살자'는 정신으로 교섭에 임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도 지난 7일 올해 단체교섭 타결 조인식을 가졌다. 현대모비스는 기본급 동결, 경영성과금 150%, 코로나 위기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은 이날 조인식에서 "서로 간에 입장이 있다 보니 입장의 차이로 인해 힘든 상황이었다"며 "노조 인식이 바뀌는 상황에서 회사도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고, 결국 그 근간은 서로 간 신뢰"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