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한국 브랜드 가치 상승과 '만시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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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입력 2020-10-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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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만시지탄(晩時之歎).

시기에 늦어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중국 촉나라 유비가 오랫동안 말을 타고 전쟁터에 나가지 못해 넓적다리만 살찜을 한탄한 데서 유래한다.

최근 K-방역을 기점으로 한국 브랜드 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에 문득 떠오른 말이다. 실제 한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이전에 보지 못한 수준이다. 일례로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을 홍보하는 광고 영상(서울, 전주, 부산 편)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의 경우 누적 조회 수가 최근 2억6000만 뷰를 훌쩍 넘었다.

이 밖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수치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발표한 '2019 한국관광 해외광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효과조사'에 따르면 한국관광 인지도는 59%로 전년(57.9%) 대비 1.1% 포인트(p) 상승했다. 선호도 역시 전년(59.5%) 대비 2.4%p 상승한 61.9%를 기록했다.

그 관심의 깊이도 더해지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국어’ 검색 총량은 약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영화, 음악,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언어 자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만약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여행업계에는 코로나19 종식까지만 버틴다면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마지막 희망이 되고 있다.

문제는 과연 그때까지 국내 여행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냐는 점이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까지는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여행업계는 이미 한계 상황을 맞았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은 1~8월 누적 약 228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81.9% 감소했고, 관광수입은 121억7000만 달러(약 13조4000억원)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올해에만 1000곳 가까운 여행사가 문을 닫았다.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인 240일이 끝나는 이달을 중심으로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해 연말쯤에는 폐업한 여행사가 2000곳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의 상황에 따라 여행업계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국내에 등록된 여행업체는 지난 2분기 기준 2만1000여곳이지만, 이 중 80% 정도가 5인 미만 영세법인이기 때문이다. 현재도 신용대출이나 관광진흥기금 융자를 갚아야만 폐업이 가능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산업 규모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여행업계는 코로나19로 받은 피해에 비해 지원이 미미하다. 정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초반에 영세법인 여행업체를 빼놓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뒤늦게 매출액 30억원 이하, 5인 이하의 여행업 ‘소상공인’으로 매출 감소 기준을 충족한다면 2차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신청할 수 있게 했지만, 업계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모두가 힘든 시기이다. 여행업계만 지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코로나19 종식 후 국내 경제를 활성화할 한 축이 될 여행업계의 생존방안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여행업계는 특화된 전문지식과 경험이 쌓여 발전한다. 한번 무너지고 나면 빠른 시간에 재건하기 어렵다. 정부가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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