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진화] ① 배달·방역·돌봄까지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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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10-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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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호텔 배달로봇 '엔봇'. [사진=KT]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 배달하고, 방역하고, 돌봐주는 로봇이 속속 등장해 편의를 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인공지능(AI) 로봇 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주저 없이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해 310억달러(약 37조원)에서 오는 2024년 1200억달러(약 145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세가 30%에 육박한다.

이 중에서도 물류·의료 등 서비스 로봇의 성장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로보틱스연맹(IFR)은 전 세계 서비스 로봇 판매량이 지난해 36만1000대(126억달러)에서 내년 100만대(38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가정용 로봇, 엔터테인먼트 로봇까지 포함하면 내년 서비스 로봇의 연간 매출 규모는 200억달러(24조원)에 이르게 된다. 실생활에서 로봇과 마주할 때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통 3사가 로봇 도입에 적극적이다. 우선 KT는 현대로보틱스와 함께 개발한 2세대 기가지니 호텔 배달로봇 '엔봇(N bot)'을 호텔에 상용화했다. 엔봇은 '노보텔 엠버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 투숙하면 만날 수 있다. 객실 내 기가지니 단말을 통해 수건, 생수 등 객실용품을 요청하면 엔봇이 룸서비스 형태로 배달해준다. 3D 공간 맵핑,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충돌 상황을 회피하는 등 스스로 이동하는 데 무리가 없다.

SK텔레콤은 우아한형제가 운영하는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5G 기반의 자율주행 배달로봇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 6월 건국대 서울캠퍼스에서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에 5G 기술을 적용하는 테스트가 진행됐으며, 이어 8월에는 수원 광교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앨리웨이'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르면 올 연말 실내외 자율주행이 가능한 배달로봇이 실전 투입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하도록 권하는 방역로봇도 있다.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이 로봇은 자율주행, 얼굴 인식, 온도 측정 기능을 통해 마주친 사람의 마스크 착용 여부 및 체온을 확인한다. 판별하는 데에는 고작 0.3초가 소요된다. 이른바 '턱스크'와 '입스크'도 구별해낸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음성으로 안내하고, 중앙 관제실로 실시간 알림 메시지를 보낸다. SK텔레콤도 AI 인식 기술을 탑재한 방역로봇을 개발, 건물 출입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돕고 있다.

이 밖에 KT는 레스토랑에서 음식물을 쏟지 않고 통로를 오가는 서빙로봇을 시범 서비스 중이다. 내년에는 어린이와 노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반려로봇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과 단순 업무의 자동화 등 사회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배달로봇은 시간과 비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향후 성장 잠재력이 커 해외에서도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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