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9월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 증가규모가 전월보다 확대됐고, 잇따른 공모주 청약으로 '빚투'를 위한 신용대출 증가세도 지속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6000억원 늘어났다.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지난 8월(11조7000억원)보다 증가 규모는 소폭 축소됐으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규모(9조6000억원)는 지난 8월에 이어 역대 둘째로 큰 규모로,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자금 수요가 급증한 지난 3월(9조6000억원)과 같은 수준이다. 9월 기준으로는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다.
부문별로는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모두 9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주담대는 6조7000억원 급증하며 8월(6조1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8월(3조4000억원)보다 많은 3조5000억원 늘어나며,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둘째로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 6~7월 주택 매매가 많았는데, 주담대는 계약 후 두세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유권 이전과 함께 실행되는 경우가 많아 9월에 대출이 크게 늘었다"며 "전세대출 증가는 전셋값 상승이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조원 늘어났다. 지난달 카카오게임즈와 이달 초 빅히트 공모주 청약을 위한 '빚투'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추석상여금 유입 및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관리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은 8월(5조7000억원)에 비해 둔화됐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5조원 늘어나며 전월(5조9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 말 일시상환과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2조3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정책금융 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며 증가폭(7조3000억원)이 전월(6조1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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