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기공식...'미래차 중장기 혁신 거점'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연구·개발(R&D)을 위한 핵심 거점이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HMGICS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과 판매를 위한 혁신적 고객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한다. 장기적으로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등 첨단 기술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시험 무대로 삼는단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13일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와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의 주롱 타운홀에서 HMGICS 기공식을 열고, 향후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HMGICS는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부지 4만4000㎡,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로 건설되는 개방형 혁신기지다. 

◆주문·생산·인도까지 한번에…스카이 트랙 마련 

현대차는 우선 HMGICS에 차량 주문부터 생산, 인도까지 고객 맞춤형으로 한번에 가능한 공간을 마련한다. 고객은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자신의 자동차가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생산이 완료된 자동차는 HMGICS 건물 옥상에 마련된 스카이 트랙으로 옮겨지고, 고객은 트랙에서 시승을 해본 뒤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고객들의 수요에 맞게 다차종 소규모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연구, 실증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전기차 시험생산을 추진한다. 생산모델과 생산 대수 등은 추후 결정한다. 현대차는 렌털, 리스 등 배터리 생애주기 연계 서비스인 'BaaS(Battery as a Service)' 실증을 통해 고객의 전기차 구매 부담 경감 및 사용 편의성 개선 방안도 연구한다. 

이를 통해 아세안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싱가포르 정부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제로화'를 목표로 최근 전기차 구입보조금(최대 2만싱달러), 충전 인프라 확대(현재 1600개→2030년 2만8000개) 등 각종 전기차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현대차의 현지 충전시설 구축을 지원하고, 전기차 등 다양한 미래차 수출 모델 육성에 힘을 보탠다.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연구 '테스트베드'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으로는 HMGICS를 미래 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 HMGICS에는 UAM 이착륙장이 들어선다. UAM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 'CES'에서 선보인 솔루션이다. 하늘과 지상을 연결해,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 동안 탑승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 PBV), UAM과 PBV를 연결하는 공간인 모빌리티 환승 거점(Purpose Built Vehicle, Hub)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싱가포르 거점에서 실현한단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현지의 다양한 혁신 생태계와 협업 전략도 펼친다. 세계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난양이공대학(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NTU) 등과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고 미래 신산업 분야 산학 과제를 수행한다. 싱가포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세부 과제의 선행 연구를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대차그룹은 R&D 부문 핵심 조직과 역량도 HMGICS에 투입한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혁신 거점 '현대 크래들'과 AI 전담 조직 '에어센터'를 HMGICS와 결합해 개방형 혁신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 이외에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그룹사들이 대거 HMGICS에 참여한다.

베 스완 진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장은 "현대차그룹은 혁신 기술로 미래 모빌리티 수요에 대응하려고 노력하는 싱가포르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서 산업부지 개발 및 관리를 담당하는 주롱도시공사(JTC)의 탄 분카이 최고경영자(CEO)는 "HMGICS가 들어서는 주롱 혁신단지에 앞으로 더 많은 다국적 대기업이 입주하게 하고, 이들이 서로 간 협업으로 혁신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가 미래차 혁신을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 허브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고 IT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도 높아 동남아 시장 내에서 최고의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