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전 다져온 '디자인 경영·고급화 전략'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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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10-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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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전 닦아놓은 경영기반이 현대·기아차의 선전을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에 입사한 이후 디자인경영을 통해 기아차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도 현대차의 성장을 이끌었다. 

◆디자인경영으로 기아차를 흑자 체질로 전환

정의선 회장은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해 구매, 영업, 기획 부문 등을 두루 거쳤다. 2002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전무, 2003년 기아차 기획실장 부사장,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 9월부터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맡아 그룹의 혁신과 창의를 이끌었다.

정의선 회장은 기아차 대표이사 재직 시절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기아차는 국내 RV 시장 위축과 환율 하락 등 악재가 겹치고, 현대차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하며 영업 적자 상태였다.

정의선 회장은 기아차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디자인 경영’을 강력히 추진했다. 세계 3대 디자이너로 알려진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기 위해 유럽까지 직접 찾아가는 끈질긴 설득 끝에 디자인 부문 책임자로 임명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08년 ‘직선의 단순화’를 기반으로 한 ‘호랑이 코’ 패밀리룩이 탄생했고, 로체, 포르테, 쏘울 등 기아차만의 디자인 정수를 담은 차가 연이어 출시되며 영업 이익을 흑자로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어 쏘렌토R, K7, 스포티지R, K5 등 R시리즈와 K시리즈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기아차 영업이익이 조단위를 넘어섰고,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석권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차의 위상이 변모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로 고급차 시장 안착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도 진두 지휘했다. 제네시스 론칭은 지난 1967년 창립 이래 대중차 브랜드로 성장한 현대차의 고급차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정의선 회장은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제네시스 미국 진출 후 처음 고객들에게 평가받은 JD파워의 ‘2017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1위에 오른 후 2020년까지 4년 연속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8년과 2019년 조사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도 1위에 오르며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에서 주목을 끌었다.

◆고성능 N 브랜드 출범 및 모터스포츠 진출···브랜드 가치 제고 총력

현대차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고성능 브랜드N과 모터스포츠 진출도 정의선 회장의 선택이었다. 정의선 회장의 고성능차 관심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발굴된 고성능 기술이 양산차 기술력 향상에 활용되는 동시에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고성능N 개발 계획을 밝혔으며, 첫 모델인 ‘i30N’과 ‘i30 패스트백’을 유럽에서 2017년 첫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은 N모델 개발을 위해 BMW에서 고성능 모델 ‘M’을 연구했던 알버트 비어만을 직접 영입하고, 남양연구소와 유럽연구소에 고성능차 개발 전담부서를 출범시켰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도 결정했다. 독일에 차량 개발 및 팀 운영 등 모터스포츠를 전담하는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을 설립하고, 카레이싱의 전설과 최고의 레이서들로 구성된 레이싱팀을 구성했다.

WRC는 서킷에서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는 포뮬러원(F1) 대회와 함께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의 양대 산맥으로, 대회 중계 시 최대 6억명이 대회 중계를 시청할 만큼 인기가 높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매 대회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모터스포츠 명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차는 ‘2019 WRC’에서 출전 6년만에 한국팀 사상 최초로 WRC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WTCR(월드 투어링카 컵)에서도 정식 출전 첫해인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i30 N TCR로 출전한 선수들이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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