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두 후보의 득표율이 비등비등할 경우 11월 3일에 선거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불확실성은 한 달 여간 지속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CNBC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를 계속 벌리면서 금융가에서는 선거가 당일날 바이든의 승리로 결론 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남은 3주 동안 두 후보의 격차가 다시 줄어든다면서 접전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가 이어지는 것은 2016년 악몽의 기억이 생생하게 월가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여론조사 대부분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대부분의 언론 역시 민주당의 승리에 무게를 실었다. 당시 트럼프 후보가 유세 기간 인상적인 지지율 상승을 자랑하기는 했지만,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장은 당초 민주당의 승리를 우려했었다. 기업 법인세율 인상 등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밀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선거일 뒤 혼란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CNBC는 "바이든 당선에 대해 우려하던 월가의 임원들은 이제는 선거일에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UBS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은 당초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 웨이브(푸른 물결)'를 경계했지만, 선거 결과가 제때 나오지 않거나 지나치게 접전으로 나올 때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3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펀드매니저 설문 결과에 따르면 61%가 이번 선거가 접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가 투자자들은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일부 펀드들은 선거일 이후 몇 주간 변동성이 커지는 시나리오도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대선이 지난 2000년과 같은 양상을 띨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도이치뱅크는 지난주 연구보고서에서 11월 대선이 과거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맞붙었던 2000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치뱅크는 "과거 접전이 있었던 때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 한 달 넘게 이어졌었다"면서 "2000년 11월 S&P500 지수는 8%나 하락하면서 그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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