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전·현직 통계청장 설전… "사실상 통계 조작" vs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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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10-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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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경준 "가계동향조사, 저소득층 줄이고 고소득층 늘려 분배지표 조작"

  • 강 청장 "특정구간 표집 불가능… 가구 대표성 높여 저소득 고연령 가구 줄어든 것"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를 개편하면서 정부 정책에 유리하도록 표본을 바꾸는 등 사실상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통계청장 출신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과 현직 강신욱 통계청장이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였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 국감에서 유 의원은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 방식과 표본을 바꾸면서 분배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표본을 사실상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1분기 전국 2인 이상 소득분포비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은 과거 조사에서 18.2%를 차지했으나 새로운 방식의 조사에서는 14.8%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반면 1000만원 이상 고소득층 비율은 6.7%에서 8.4%로 증가했다.

유 의원은 "통계청은 지난해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바꾸면서 표본집단에 의도적으로 저소득층 비율을 줄이고 고소득층 비중은 늘려 소득5분위 배율이 축소됐다"며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변경한 것은 정부에 유리한 통계를 생성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또한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바꾸면서 시계열이 단절된 것을 두고도 "이전 데이터와 비교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질의하는 유경준 의원.[사진=연합뉴스]



유 의원의 주장에 대해 강 청장은 "소득 모집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특정 소득구간을 표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표본 설계 이외에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는데 연령 사후 보정을 하면서 전국가구 대표성을 높여 저소득층 내 고연령 가구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과 강 청장의 설전은 황수경 전 통계청장 경질 문제로도 확대됐다. 유 의원은 "황 청장 재직 당시 강 청장은 '가계동향조사 표본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다니면 황 청장이 빠지고 당신이 청장으로 갈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한 후 황 청장이 경질됐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유 의원이 제게 '청장으로 갈 것'이라고 말한 적 없다"고 반박했으며 유 의원은 "위증하면 처벌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청장은 다시 "네"라고 답하며 갈등이 고조됐다. 
 

14일 국회 기재위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강신욱 통계청장.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유 의원을 지원사격했다.

윤희숙 의원은 "분기별로 소득 분배를 논하는 나라는 보지 못했다"며 "분기별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부총리가 '분배가 좋아졌다,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나타났다'는 반지성적 얘기를 얘기를 계속 한다"고 비판했다.

강 청장은 "지니계수와 같은 분배지표를 분기 데이터로 생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통계청도 그렇게 하고 있다"며 "다만 분위별로 소득을 집계하다 보니 5분위 자료는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것으로, 갑작스럽게 변경하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태흠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통계청의 중립성과 독립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강 청장이 온 후 통계 분식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청장은 "통계청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숫자를 발표한다는 지적은 공감할 수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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